(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기자회견 후 2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77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81엔보다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3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517달러보다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05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8.77엔보다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2987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30202달러보다 밀렸다.

유로화는 ECB가 통화정책 결정 성명에서 정책금리들을 동결하고, 경기 여건 악화 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는 기존 선제안내를 되풀이한 영향으로 1.14782달러로 내렸다가 ECB 기자회견 후 한때 1.1658달러까지 올랐다.

마켓워치는 유로화가 2015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드라기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ECB는 12월까지 한 달 600억 유로의 채권매입을 하고 이후 필요하면 더 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가을에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가 논의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크 오루크 수석 시장 전략가는 "드라기의 발언은 전체적으로 비둘기적이었지만 오늘 유로화 강세가 놀랍지 않다"며 "드라기는 가을로 모든 진짜 결정을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오루크 전략가는 "최근 달러의 약세는 주목할만한 것이다"며 "우리는 ECB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부터 최근 상반된 신호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달러화는 유로화 강세 여파로 엔화에도 내렸다.

전일 달러화는 일본에 이어 유럽 중앙은행이 연달아 통화정책 결정에 나서는 것을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ICE 달러 지수는 전일보다 0.1%가량 내린 94.74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달러 지수는 변함없는 86.98을 나타냈다.

앞서 일본은행은 이날 주요 정책금리 목표를 모두 동결하고 연간 국채매입 규모를 약 80조 엔으로 유지했으나, '2018년 무렵'으로 설정한 2% 물가 목표 달성 시점을 '2019년 무렵'으로 미뤘다.

시장에서는 부진한 물가 상승세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아직 멀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낙관적이었다.

지난 7월15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5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해 고용시장 호조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5천명 감소한 23만3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24만3천명이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지수가 확장세를 유지했지만 전월 수치와 월가 예상치를 모두 밑돌았다.

필라델피아연은에 따르면 7월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전월의 27.6에서 19.5로 내렸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0.0이었다.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지난 2월 43.3으로 33년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0.6% 상승했다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했다.

선행지수는 지난 4월과 5월에도 0.2% 상승했다. 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0.4% 상승이었다. 6월 동행지수는 0.2%, 후행지수도 0.2% 올랐다.

콘퍼런스보드의 아타만 오질디림 디렉터는 "선행지수의 상승은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보통보다 약간 높은 개선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이달에는 지난 몇 달간 약세에서 반등한 주택 착공 허가 건수의 기여도가 컸다"고 설명했다.

파운드화는 영국의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음에도 유럽연합(EU) 탈퇴 협상과 관련한 우려로 달러화에 내렸다.

영국의 지난 6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6% 증가했다고 영국 통계청(ONS)이 발표했다. 이는 0.5% 늘었을 것이란 시장 예상을 웃돈 결과다.

리엄 폭스 영국 통상장관은 이날 BBC 라디오 4의 프로그램에 출연, "영국은 유렵연합(EU) 탈퇴 후에도 EU와 무역 협상 없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FX날리지의 오드리 차일드프리먼 수석 전략가는 시장은 이 발언을 '그가 영국을 위해 아무런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었다며 "수치들이 중요하지만, 어느 순간에 브렉시트 뉴스 머리기사들이 파운드화에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드리는 "당분간은 가능한 한 파운드화에 거의 위험 노출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권고했다.

체인징 유럽(Changing Europe)연구소의 아난드 메넌 교수는 "협상 없는 영국의 EU 탈퇴는 영국 정부가 피해야만 하는 결과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협상 없는 탈퇴로 원자력발전소는 가동될 수 없고, 비행기들은 날지 못하고, EU 회원국들은 영국이 승인한 약품과 임상 시험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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