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울=연합인포맥스) 공동취재단 이미란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에서 좋은 결실이 이뤄지기를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남북정상회담의 첫 날인 18일 마지막 일정으로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 만찬에서 김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선언을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이 뜻깊은 상봉이 북남관계 발전과 우리의 전진을 더욱 가속하고 온 겨레에게 다시 한 번 크나큰 신심과 기쁨을 안겨주는 역사적인 일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문 대통령과 쌓은 신뢰가 있기에 평화롭고 번영하는 조선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북과 남에 굽이치는 화해와 단합의 뜨거운 열기를 더욱 고조시키기 위해 아낌없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4월 새로운 역사의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쏘는 심정으로 판문점 분리선을 넘었으며 문 대통령과 함께 신뢰와 우의를 두터이 하고 역사적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다"고 회고하면서 "그때로부터 불과 몇 개월 사이에 극적인 변화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우리가 함께 깔아놓은 새로운 평화의 궤도, 통일의 궤도에서 역풍을 이겨내며 멈춤 없이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판문점에서 시작한 역사적 첫 출발이 온 겨레를 불신과 대결의 늪 속에서 과감히 벗어나 화해와 평화번영에 접어듦은 물론 이제는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민족화해와 평화 번영의 새 시대로 당당히 들어서게 된 데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그간 진행된 남북 화해 분위기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도 "역사와 민족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을 더욱 절감한다"며 "우리의 전진 도상에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고,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그는 "북과 남이 서로 손을 맞잡고 뜻과 힘을 합쳐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때 길은 열릴 것이며, 우리 스스로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시대는 흔들림을 모르고 더욱 힘 있게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에게 이것이 소중한 자산이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사를 통해 "오늘 도착해보니 평양의 발전이 참으로 놀랍다. 대동강 변을 따라 늘어선 고층 빌딩과 평양 시민들의 활기찬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며 평양 방문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어 "과학과 경제를 발전시켜 주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는 김 위원장의 지도력과 성취를 알 수 있었다"며 "남북이 서로 자유롭게 오가며 서로 돕고 함께 발전한다면 온 세상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번 판문점에서 우리는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불과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꿈같은 일이 시작됐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의 협력은 대륙을 가르고 러시아와 유럽에 이르고 바다를 건너 아세안과 인도에 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을 것"이라며 "군사와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내실 있는 발전을 이루고,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도 중요한 의제다"며 "항구적 평화와 평화 번영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완전히 새로운 결의인 만큼 여러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다"면서도 "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이라며 "우리의 도보다리 대화는 그 모습만으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고 말했다.

또 "남북 정상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치 않고 언제든지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남북 간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덧붙엿다.

문 대통령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처럼 온 겨레의 삶을 더 평화롭고 풍요롭게 하는 만남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의 만남이 북과 남의 국민 모두에게 최고의 한가위 선물이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이날 만찬에서 두 정상을 비롯한 남북 참석자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의 건강과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북 8천만 겨레의 모두의 하나 됨을 위하여"라는 문 대통령의 건배사에 "위하여"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가로 420㎝, 세로 930㎝의 대동여지도를 오동나무 보관함과 함께 선물했다. 이어진 길을 따라 자유로운 왕래를 통해 교류 협력을 증진하고, 번영과 평화를 이루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유화그림과 풍산개 사진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유화 그림은 두 정상이 지난 5월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진행한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백두산 그림을 배경으로 찍었던 사진을 그림으로 옮긴 것이다.

이날 만찬에서는 백설기 약밥과 강정합성 배속김치,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 생채, 상어날개 야자탕, 백화 대구찜, 자산소 심옥구이, 송이버섯구이, 흰쌀밥, 숭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녹차 등이 메뉴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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