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지난 2분기 미국의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이 다른 근로자 그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소득 하위 10%에 속하는 근로자들의 지난 분기 주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어났다. 이는 전체 근로자들의 상승률인 3.2%와 나머지 소득 90%에 속하는 근로자들의 평균 상승률 3.1%보다 높은 것이다.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상승률이 나머지 그룹을 앞지른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레스토랑이나 마트에서 캐셔 등으로 일하는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이 늘어나는 것은 고용시장이 타이트해지고 있다는 매우 고무적인 신호라고 WSJ은 평가했다.

경기침체 이후 전반적인 임금상승에도 저임금 근로자들은 혜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고임금 근로자들의 연간 임금상승률이 4%를 기록할 때 하위 10% 근로자들의 임금상승률은 1%에 불과했다.

WSJ은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상승률이 늘어나는 것은 미국 내 실업률이 줄어드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미국의 실업률은 4.4%로, 4.9%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대학교 학위가 없는 고등학교 졸업자들의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7.5%에서 지난달 6.4%로 크게 떨어졌다.

최저임금 인상 역시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상승률을 높였다. 올해 초 19개 주는 최저임금을 인상했고 메릴랜드와 오리건은 이번 달 최저임금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저임금 노동자들은 이러한 임금 인상에도 실질적 변화를 느끼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미시간 디트로이트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최저임금 인상 덕분에 시간당 급료가 40센트(4.7%) 늘어난 8.90달러가 됐다면서 "그러나 이는 여전히 가족을 부양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WSJ은 이에 대해 그동안 저임금 근로자들과 다른 근로자들의 임금상승률 격차가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중반 이후 현재까지 소득 하위 10%의 근로자의 임금인상률은 12.5%에 불과했지만, 나머지 90% 근로자들의 임금인상률은 16.3%를, 고임금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상승률은 20%를 기록하고 있어 여전히 격차가 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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