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증시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충돌에도 반등한 것은 관세 충돌이 이미 예고된 수순이라 시장에 불확실성을 해소한 측면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양국이 관세를 부과하면서도 대화 가능성을 열어둬 시장 불안이 덜 고조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현지시간) 마켓워치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0.54% 오른 2,904.31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0.71%, 0.76% 상승했다.

미국이 오는 24일부터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이어 중국도 같은 날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응수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이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왈락베스캐피털의 모히트 바자즈 ETF 거래 솔루션 담당 디렉터는 "관세 위협 루머가 있을 때마다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은 매도였다"라며 "그러나 그것이 현실화될 때는 (시장의 반응은) 더 작아지고, 반등한다"라고 말했다.

관세 규모가 작아 시장의 불안이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UBS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클라우디아 판세리 유럽 주식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25%의 관세를 예상해왔지만 당장은 10%만 부과됐다"라며 "이 때문에 반응이 상당히 긍정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양측이 여전히 대화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베런버그의 스튜워드 쿡 런던 세일즈 담당 헤드는 미국의 관세부과가 다소 지연되는 듯한 인상을 주며 부과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중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하길 바란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날 주가 상승은 관세 품목에 초기 포함됐던 스마트워치, 블루투스 장비 등 300개 품목이 빠지면서 기술주가 반등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전날 S&P500지수의 기술주는 미국의 관세부과 임박 소식에 1.4%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이날 기술주는 1%가량 반등했다.

무역전쟁 위협에 시장에 내성이 생겼으며, 실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제한적인 점도 시장이 관련 이슈를 무시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보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최근 '"하루 지나면 또 다시 관세'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 무역 문제는 상당 기간 시장에 돌아다녔고, 시장은 이제 이를 무시하는 데 능숙해졌다"라고 말했다.

보야는 "일부 산업과 기업은 충격을 느끼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라고 진단했다.

보야는 또 "불확실성은 기업과 (사업) 계획에 부정적이지만, 미국 경제의 호조세와 기록적인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에 상승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가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무역전쟁을 시장에 가장 큰 '꼬리 위험'이라고 답한 이들은 43%로 전달의 조사 때의 55%에서 낮아졌다.

대신 기업의 실적에서 가장 우호적인 지역을 미국이라고 꼽은 응답자가 69%로 지난 17년간의 조사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펀드 매니저들이 미국의 기업 실적과 경기 호조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의미다.

시장의 공포지수인 변동성지수(VIX)도 이날 6.51% 하락한 12.79를 기록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따르면 지난 50거래일간 S&P500지수의 일평균 등락률은 0.4%였다.

9월 들어서는 이 수치가 0.24%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는 최근의 강세장 동안 보인 평균 0.7%보다도 낮아진 것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었음을 시사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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