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도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열어주면서 주요 저축은행들이 새 시장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퇴직연금 시장 진출에 필수요소인 신용등급 획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와 상품 출시를 위한 협의도 돌입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퇴직연금 대체투자 대상 자산 범위에 저축은행 예금과 적금을 추가하는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재 저축은행에서 취급하는 예금과 적금은 예금자 보호법상 은행과 동일한 보호를 받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실제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정기예금의 금리를 추가로 인상해 조건 없이 최고 연 3.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의 만기 12개월 미만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2%를 넘지 않기 때문에 저축은행 퇴직연금 상품은 높은 수익률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경우 저축은행별로 예금자보호 한도까지만 편입이 허용된다.

최고금리 인하 등 각종 규제로 영업환경에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퇴직연금은 저축은행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위해 신용등급 획득을 위한 절차를 마쳤고 증권사들과도 새 상품 출시를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저축은행 상품을 기반으로 한 퇴직연금 상품이 출시되면 업계에 대한 신뢰도와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주요 저축은행들은 신용등급 획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상품 제공 금융기관의 필수요건은 신용등급 'BBB-'이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저축은행은 최근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등급을 획득했다.

KB저축은행은 이번 기업신용등급 평가를 계기로 은행 등 퇴직연금 사업자로부터 운용자금을 유치하여 조달기반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KB저축은행 이외에도 신한저축은행과 푸른상호저축은행, 유안타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OSB저축은행 등이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아직 신용등급을 획득하지 못한 저축은행들도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 획득을 위한 심사 과정에 있다"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SBI저축은행도 신용등급 획득을 마치면 증권사들과 협의를 통해 본격적인 퇴직연금 상품 출시에 돌입할 계획이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새로운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퇴직연금 상품 편입의 필수요소인 신용등급 획득에는 비용이 필요한 데 반해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높은 등급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상품 출시를 위해 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와 협업이 필요하지만, 중소형사들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형사, 은행 자회사 등 20여 개 저축은행만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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