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D램(DRAM) 가격을 두고 투자은행(IB) 업계의 논쟁이 뜨겁다. D램 수요 증가세가 주춤해질 것이란 데에는 이견이 없으나 공급을 어느 정도 조절하는지가 가격 향방 논의에서 쟁점이 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노무라금융투자는 최근 D램의 공급 증가가 어느 정도 안정됐고 가격 또한 통제되고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한 근거는 공급량이다.

노무라는 올해 D램 공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5%가량 늘었는데 내년에는 20% 정도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가 주춤하겠지만 공급량을 더 조절할 것이기 때문에 가격도 방어될 것이란 얘기다.

특히 삼성전자가 현재 준공을 준비하는 평택공장 2층 D램 생산시설 증설은 내년께로 미뤄질 것이라는 게 이 증권사의 예상이다.

노무라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투자전략 전환이 메모리 생산자들이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과도하게 캐파 투자를 진행하지 않고 일시적인 조정을 거쳐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유지된다면, 반도체 대기업들은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2일 발간한 '2019년 메모리 전망에 더욱 신중'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업황 자체에 보수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골드만삭스는 내년도 D램 공급이 19.6%, 수요는 18.0% 늘어나 수급 일치로 가격 역시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버 D램의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나 증가율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PC와 모바일용 D램의 수요는 점진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D램 공급은 올해 하반기부터 늘어날 공산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짓는 평택공장의 D램 웨이퍼 시설은 가격의 약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며 "다만 수요 전망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평택의 남아 있는 공간을 빨리 채워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4기가비트(GB) D램(DDR4 4Gb 2133) 가격은 지난 3개월 사이에 11.1%, 8기가 D램은 14.3% 하락했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어쨌든 메모리 가격이 내리고 있다는 데에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의견을 비슷하게 내고 있다"며 "결국 업황은 비슷하게 보는데, 개별 기업이 어느 정도 판단력이 있느냐는 얘기로 보인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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