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이 2천억 달러 상당 대중관세 강행을 발표한 가운데 무역전쟁이 중국의 경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중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경제가 소폭 둔화하겠지만, 중국 경제가 미국의 관세부과에 따라 즉각적인 직격탄을 맞지는 않는다고 전망하고 있다.

저우샤오촨 전 인민은행장은 미국 경제 방송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사실 심각하지 않으며, 수학 모형 분석 결과 중국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0.5%포인트 이하라고 밝힌 바 있다.

인민은행과 중국 관료들도 이 수준에서 무역전쟁 여파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스진 인민은행 자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천억 달러 대중 관세 강행을 발표한 직후인 18일(현지시간) 다보스 하계 포럼에서 "무역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적인 경제 여파보다 오히려 무역전쟁이라는 노이즈가 투자심리를 저해해 증시와 환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딩 슈앙 SC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서 25%의 세율이 매겨진 500억 달러 상당의 대중 관세에다 10% 세율의 2천억 달러의 여파를 합하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 미국이 2천억 달러에 대한 세율을 25%로 인상할 경우 중국의 GDP 성장률은 0.6%포인트 정도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딩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무역전쟁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부양책을 펼칠 것이라면서 무역전쟁에 따른 경제 둔화가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부사장 릴리안 리는 최근 노트에서 관세부과와 관련된 트럼프의 최근 움직임은 '무역갈등의 상당한(major) 고조'를 의미한다면서 중국의 GDP 성장률이 내년에 0.3%포인트에서 0.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대형 증권사인 국태군안증권은 현재까지 실제 부과된 2천500억 달러 상당 대중 관세는 중국의 GDP 성장률을 0.55%포인트 둔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의 여파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셩 리우강 홍콩대 경제 교수는 2천억 달러 상당의 10% 대중 관세는 중국의 대미수출 220억 달러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봤다.

그는 숫자 자체로는 중국의 수출 대미 관세 감소량이 크지는 않지만, 미국의 관세부과는 결국 중국 경제에 엄청난 고통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최악에 대비할 것'을 조언했다.

리 무디스 부회장도 중국이 역내 재정 완화정책을 펼쳐 올해 6.6%, 내년 6.4%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무역전쟁은 장기적인 부작용(spillover effect)을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내 영업하는 기업들이 관세에 따른 비용 인상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거나 중국 외에서 생산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2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은 6.7%를 기록, 1분기 성장률인 6.8%에 비해 소폭 둔화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 목표치를 '약 6.5%'로 설정한 바 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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