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코스닥 종목이 대거 상장폐지 위기를 맞으면서 주식담보 대출 등에 적극적이었던 증권사의 손실 위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한계기업으로 지정된 코스닥 종목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했다. 조건부 상장폐지가 결정된 종목의 경우, 이 종목들을 담보로 실행된 신용융자의 부실화 우려감도 확대됐다.

해당 종목은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은 에프티이앤이, 모다, 파티게임즈 등 15개사다. 거래소는 21일까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적정 의견을 받아오면 상장폐지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 종목들에 대한 신용융자 등 개인투자자들이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물량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해당 종목이 상장 폐지될 경우, 담보 가치가 '0'이 되면서 증권사는 상환 가능성을 따져보고 전부나 일부를 대손 처리하게 된다.

담보유지비율이 낮아지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대출금을 상환하도록 한다. 그러나 상장 폐지 위기를 맞은 기업은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가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이 경우 개인의 투자 손실은 점점 불어나게 되고, 이들이 상환하지 못하면 고스란히 증권사가 손실로 떠안게 된다.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한 종목 중에서도, 에프티이앤이, 파티게임즈 등을 담보로 한 신용융자가 많았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3월 말까지도 해당 종목들에 대한 신용거래가 가능했다.

거래가 정지되기 이전을 기준으로 상장폐지에 몰린 15개 종목에 대한 신용융자 잔고는 300억원에 달했다.

특히, H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부터 신용융자를 확대하기 위해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이 증권사는 주식담보대출이 가능한 종목을 2천여 개로 늘렸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종목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장 등급이 낮은 종목에 대해서도 대출을 실행해준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모션은 1년 만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업계에서는 특히 에프티이앤이 등의 종목이 문제가 되며 미수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 종목에만 100억원 가까이 대출이 나간 경우도 있다"며 "신용거래를 늘리려고 전 증권사가 프로모션을 걸고 경쟁적으로 나섰는데, 무더기로 상장 폐지 종목이 나오게 되면 증권사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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