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강도가 약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지만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중 간 무역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무역갈등이 다시 확산한다면 시장 변동성은 언제든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20일 특히 위안화 환율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위안화 가치가 절상된다면 금융시장은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시장에 불안 심리가 확산할 수 있다고 봤다.

전일 국내 증시는 무역전쟁 우려에도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서며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미국의 관세 부과 수준이 낮았던 데다 중국 측이 공격적인 맞대응에 나서지 않으면서 시장이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리커창 중국 총리가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자는 유화의 메시지를 전달한 데 따라 무역전쟁 우려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리 총리는 '하계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에서 "분쟁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야 하며 어떠한 일방주의도 가시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화의 일방적 평가절하는 단점은 많고 이익은 적어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절하해 수출을 자극하는 길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부과 문제는 언제든지 정치적인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데다 직접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경계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시 한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극단으로 치닫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금융시장은 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 증시 하락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경고한 것처럼 5천170억달러 중국산 제품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전체 소비에서 관세 대상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0.46%,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4%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이렇게 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예상보다 급격히 높아질 수 있고 미국 연준의 빠른 금리 정상화 움직임에도 더욱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2천억달러 추가 관세에 반발하며 중국 역시 600억달러에 해당하는 상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만큼 양측간 첨예한 대립이 마무리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며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G2의 긴장감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다소 진정되는 위안화 환율을 미·중 간 무역분쟁 협상의 바로미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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