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의 차기 총재 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3연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도 자민당 선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아베의 승리가 곧 '아베노믹스' 지속을 의미하는 만큼 완화적인 통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어서다.

20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엔화 가치는 최근 꾸준히 약세를 보여 달러-엔 환율이 112엔대 초중반까지 올랐다. 터키 리라화발 신흥국 불안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에 지난달 21일 109.740엔까지 하락하기도 했던 달러-엔이다.

여기에 전일 일본은행(BOJ)이 정례 금융정책결정 회의 후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금리를 당분간 낮은 상태로 유지하겠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유지한 데 따라 엔화는 보합권을 유지하면서 자민당 선거 결과 전 관망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의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아베 총리 승리가 기정사실로 된 만큼 달러-엔 환율이 점진적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 내 7개 파벌 중 최대 파벌이자 94명의 의원을 가진 호소다 파(細田派)를 비롯해 5개 파벌의 지지를 얻으면서 국회의원 표의 7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자민당 선거는 당내 현역 국회의원표(405표)와 총 당원(104만3천 명)의 투표 결과를 후보자별로 비례 배분한 당원표(405표)를 합해 다수득표자를 총재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아베 총리가 아베노믹스 완주를 강조하는 반면 또 다른 후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의 경우 재정 건전화 및 지방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아베 총리 지지의 근간은 아베노믹스"라며 "아베 총리가 지지율을 다진다는 것은 3차 아베노믹스의 드라이브로 연결될 소지가 있어 엔화 약세 재료"라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최근 원화가 위안화에도 잘 연동되지 않고 있으나 그나마 달러-엔 영향을 받고 있다"며 "자민당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연임할 경우 달러-엔 환율은 더 위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아베 총리가 금융 완화 정책의 출구 전략 모색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당분간 완화적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일본 기자클럽 공개 토론회에 참석해 완화 출구를 묻는 말에 "임기 중 하고 싶다"며 "완화 정책을 영원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5년 9개월 동안 추진해온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내세우면서 디플레이션 완전 탈피와 고용·연금·의료부문의 본격적인 개혁 방침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가 엔화 약세의 원인이나 무역 분쟁 등 대외적 요인으로 엔화 강세가 나타날 경우 아베 총리의 리더십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손영환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리스크 요인으로 "일본의 경기 확대가 역대 최장기간에 근접한 가운데 무역분쟁 확산 및 엔화 강세 가능성과 아베 총리의 리더십 약화 우려 등이 일본 경제와 금융 시장의 취약 요인"이라며 "무역분쟁 확산으로 대미 자동차 수출 등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신흥국 불안에 따른 자금흐름 변화로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일본 경제 둔화를 앞당기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의 경기확대국면은 아베 정부가 출범한 2012년 12월을 저점으로 올해 9월까지 6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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