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수익률 20%…해외주식도 환 헤지로 10% 육박



(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올해 상반기에 사학연금이 눈에 띄는 투자 성과를 거두면서 2009~2010년 초호황기의 수익률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박대양 자금운용관리단장(CIO)이 올해 1월 부임한 뒤 위험자산 비중을 늘린 게 수익률 제고에 주효했다. 그동안 라이벌 연기금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수익률을 말끔히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사학연금에 따르면 상반기 직접비용 차감 전 자금운용사업 수익률이 6.84%를 기록했다.

국내주식 직접 투자에서 20.34%, 간접 투자에서 19.3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간접 투자 역시 9.37%의 수익률로 단연 돋보였다.

올해 코스피가 20% 가까이 상승하면서 국내주식 투자에서 모든 연기금이 웃었다. 연기금들은 국민연금의 대형주, 패시브 전략에 맞춰 사실상 국내주식 투자를 코스피200을 벤치마크로 하는 패시브로 돌아섰다. 대형주 위주의 장세로 대부분의 연기금이 20% 안팎의 수익률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학연금의 수익률이 돋보이는 것은 해외 간접 주식 투자 수익률 때문이다. 사학연금은 국내 못지않게 해외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특히 사학연금은 해외주식 투자에 있어 환 헤지 비율을 50%로 가져가고 있다. 상반기 달러 약세가 진행되면서 완전 환오픈을 하는 국민연금, 공무원연금보다 환에서 덜 손해를 봤고, 좋은 종목 선택 덕분에 국내주식에 못지않은 수익률을 거뒀다.

라이벌인 공무원연금의 경우 상반기 해외 주식투자 수익률이 6%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학연금은 올해 모든 연기금이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채권 부분에서도 선전했다.

사학연금은 국내 채권 투자는 직접으로만 하고 있는데 이 부분 투자 수익률은 0.81%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해외 직접 채권 투자에서 13.7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해외 간접 채권 투자에서도 3.8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직접 채권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은 5년 전 투자했던 말레이시아 채권의 이익 실현이다. 사학연금은 매년 4.87%의 이자 수익을 받다가 연초 이 채권값이 뛰어오르자 이익을 확정했다.

최근 사학연금이 키우고 있는 대체투자에서도 2.7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1월 업무를 시작한 박대양 CIO의 주도로 위험 자산 비중을 늘린 게 수익률 제고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박 단장은 삼성생명보험, 새마을금고연합회 등에서 운용역으로 경력을 쌓았고 알리안츠생명에서 주식과 채권 등 자산운용부문을 총괄했다. 다른 연기금, 공제회와 달리 주로 내부 승진으로 CIO를 선임했던 사학연금에서는 이례적으로 외부 자산운용 전문가를 CIO로 임명했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올해 위험자산에 시장 평균보다 투자 비중을 더 둬 돈을 벌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국내주식에 3%포인트, 해외주식에도 1%포인트 오버웨이트(비중확대)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율 흐름도 도와줘 환에서 상대적으로 덜 깨졌다"며 "내부적으로는 2010년 수익률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고 설명했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47.5%의 비중을 가져간 채권을 올해 43.8%로 낮추고, 대신 주식을 34.6%에서 38.3%로 늘리기로 했다.

사학연금은 2009년에 12.67%, 2010년에 1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수익률이 3.89%에 머물러, 4%대의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에 밀렸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이 3대 연기금으로 불린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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