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최정우 기자 = "이런 주총은 처음입니다. 투표율이 높아서 더블 카운팅이 될 수 있어 일일이 주총 참석자들의 기표 여부를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립니다"

19일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맥쿼리인프라) 임시주주총회에서 박진욱 전무는 참석주식 기표 확인이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반복해 안내했다.

주주들은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중요하다며 과도한 운용보수의 인하 가능성과 향후 투자계획에 관한 질문을 쏟아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그동안 운용을 잘해왔고, 연 10%에 달하는 수익률을 제공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해 1천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자금조달력을 보여준 점도 내세웠다.

백철흠 맥쿼리자산운용 대표는 "플랫폼파트너스 측이 수동형으로 기존 민자사업에서 나오는 사용료를 분배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MKIF의 운용이 이렇게 수동형 운용만 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통행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자산재구성을 위한 주무관청 협의와 10여건의 소송도 해야 하는 어려운 사업"이라고 말했다.

특히 "5년 MRG 이후의 실질통행료 의존하는 자산을 어떻게 포지션할지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준비해왔다"며 "경쟁도로 등 신규도로는 물론 기존 도로도 정부와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맥쿼리운용은 "지난해 지방 도시가스사업에 경쟁입찰한 적이 있는데 장기투자 관점에서 기준을 준수했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일단 담고 보자가 아니라 유보했다"며 "빨리 담는게 미덕이 아니라 좋은 자산이 왔을 때 집행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맥쿼리운용이 유지되더라도 추가로 운용보수를 인하할지 여부에는 돌려 말했지만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백철흠 대표는 "향후 보수계획은 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특정 주주와 흥정하듯 하는 행위는 못하게 돼 있다"며 "보수를 포함한 모든 내용은 공시를 통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는 "시장의 원칙은 많은 수익을 제공해 주면 보수를 주는 것"이라며 "15bp에 3% 수익률에 만족하거나 10%에 100bp에 만족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수료는 기대수익률을 보고 투자자들이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게 시장질서라는 답변이다.

저금리 기조에 주가가 올라서 수익률이 높아졌을 뿐 적극적으로 투자 때문이 아니라는 지적에도 백 대표는 MKIF의 주가는 4천원대를 비롯해 낮은 주가를 형성할 때도 있었고, 주가가 애널리스트들이 가정한 실질가치에 육박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새 운용사로 도전장을 낸 코람코 자산운용에도 시선이 쏠렸다.

한 주주는 코람코자산운용이 인프라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는지, 운용사가 된다면 어떤 정책을 할건지, 환매청구시 대응하기 위한 자금조달 방안이 있는지, 대주단 조기상환시에는 어떻게 대응할지 등을 따져물었다.

코람코운용 측은 "한국 인프라는 성숙단계에 있고, 맥쿼리인프라자산의 대부분은 좋은 시절에 담은 자산들"이라며 "이런 투자인프라 자산이 나오기는 쉽지 않으며 덥석 더 투자하려고 자산을 담으면 수익률이 희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람코 자산운용의 송병학 에너지인프라부문 전무는 "국내인프라펀드는 맥쿼리가 유일해 운용경험이 없다"면서도 "앞으로 이만한 자산이 나올 수 없고, 다른 자산 편입은 자산가치를 희석시키는 만큼 철저히 패시브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금의 도로회사를 보더라도 4% 수익률에 수수료 1%를 떼면 남는 게 없으니 12개의 자산을 철저히 관리하는 쪽으로 투자 전략을 가져가겠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1년후 공개입찰을 통해 운용사를 바꿀 수 있는 절차에 관해서는 모호한 답변이 나왔다.

코람코운용을 내세운 플랫폼파트너스 관계자는 "맥쿼리가 연 10% 수익을 줬는데 신생자산운용사가 잘할까 의문이 생길 수 있다"며 "1년후 이사회에서 주총을 소집해서 법인운용사로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이는 구체적 경과를 봐야한다"고 답했다. 플랫폼파트너스가 법인이사로서 이사회에 제안하고, 이사회가 동의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0분간 정회하는 동안에도 일부 주주는 해당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연간 보수를 물었다.

코람코운용 측의 관계자가 "맥쿼리운용의 연간보수는 350억원인데 코람코는 40억~60억원. 저희가 8분의 1수준"이라고 답하자 주주는 "차이가 너무 크다"며 고개를 젓기도 했다.

임시주총 결과 찬성 의결표는 31.1%로 맥쿼리펀드의 운용사 교체는 부결됐다.

송경순 맥쿼리펀드 감독이사는 "가장 큰 게 정부리스크인데 액티브하게 운용할 수 있는 운용사를 선정하는게 중요하다"며 "운용사가 누가 되든지 이런 건설적인 과정 속에서 주주이익이 보호될 수 있는 모멘텀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백 대표는 "맥쿼리 자산운용은 주총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주주들의 개선방안에 성실히 고민해 앞으로 펀드가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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