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올해 초 도이체방크 내부에서 은행의 '분리(breakup)' 제안이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올해 6월 JP모건으로 이직한 전 미국 인수합병(M&A) 담당 헤드였던 찰리 듀프리(Charlie Dupree)가 제안한 것이다.

듀프리의 은행 분리안은 내부적 전략의 하나로 제안된 것으로 대외에 공개할 의도는 없었던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지난 4월 듀프리는 이 같은 제안을 제임스 폰 몰트케 도이체방크 최고 재무책임자(CFO)와 공유했으나 폰 몰트케는 해당 제안이 선의로 작성된 것이나 피상적인 것으로 평가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럼에도 이러한 제안이 내부에서 흘러나왔다는 것은 도이체방크에 구조적 변화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간접적으로 시사해준다.

도이체방크는 투자자들의 신뢰 하락으로 주가 급락과 차입 비용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

경영진을 물갈이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나 투자자들의 불신을 돌려세우진 못하고 있다.

듀프리의 제안은 투자은행 사업부를 분사나 주식공모를 통해 자체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또 은행의 합병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도 언급됐는데 이는 은행의 자체 경쟁력에 대한 광범위한 회의론을 반영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도이체방크가 합병한다면 이는 독일의 경쟁사인 코메르츠방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양측 어느 은행도 합병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

도이체방크 이사회는 현 구조와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폰 몰트케는 듀프리의 제안을 환영했지만 듀프리와 같은 M&A 담당자들은 은행을 해체하고 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폰 몰트케는 듀프리의 제안을 다른 은행 간부들과 논의하지 않고 보류시켰으며 듀프리는 올해 6월 JP모건으로 이직했다.

소식통들은 듀프리의 이직이 해당 제안과는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