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스페셜리스트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20일 관악구 신사시장에서 추석맞이 전통시장 방문 뒤 기자와 만나 "금감원의 경영혁신은 두 가지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우선 금감원에 스페셜리스트를 도입해서 확대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원장은 "둘째로는 금감원 직급 조정에 대한 감사원의 요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며 "위, 아래가 모두 조금씩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고, 구체적인 방법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4급 수석직급 신설안의 철회 이유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반대가 크게 높아 철회했고 다른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이 언급한 스페셜리스트는 순환보직을 탈피해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전문 검사역을 양성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검사역을 키워내고 전문분야 위주로 인사이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금감원의 인력체계는 2~3년 주기로 맡은 분야를 바꾸는 순환보직이다. 이는 금감원 임직원들이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운 구조란 지적을 받아왔다.

아울러 스페셜리스트의 양성을 위해선 시니어 검사역에 대한 종신 재직권 도입도 고려 대상으로 오를 수 있다.

우수한 검사 전문 인력을 내부적으로 선발해 퇴직 때까지 계속 검사 업무를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윤 원장은 2016년 펴낸 <비정상 경제회담>이란 책에서도 "일정한 성과요건을 만족하게 한 금감원 시니어 검사역에게 마치 대학교수처럼 정년을 보장해서 퇴직 후 낙하산으로 갈 생각을 하지 않게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한편, 금감원은 경영혁신 과정에서 임원들도 고통분담에 동참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올 초 조직개편에서 16개 팀을 감축한 데 이어 올해도 팀장직급을 10~20% 이상 축소하고 부서 통폐합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78개 국·실장급 자리와 9개 부원장보 자리가 일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조직개편으로 임금삭감 우려가 있는 직원을 위해 3급 이상 간부직급의 보수를 깎아 보전해주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지난해 금감원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면서 3급 이상 관리직급을 축소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4급 수석 신설을 통한 인력체계 개편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4급 수석직급 신설안은 금감원이 지난주 실시한 내부 설문조사 결과 반대가 70%에 육박해 무산됐다.

4급 직급을 선임 조사역과 수석 조사역으로 세부화할 경우 현재 4~5급 직원들의 내부 승진은 5년 이상 늦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4급 수석직급 신설안에 대해, 금감원 직원들은 후배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한다며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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