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ㆍ서울=연합인포맥스) 공동취재단 고유권 김예원 기자 = '등산 덕후'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그토록 가보고 싶어 했다던 백두산 정상에 오르면서 우리 국민도 백두산으로 관광을 갈 수 있는 시대가 다시 올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와 함께 백두산 남쪽 정상인 장군봉에 함께 오르고, 천지에도 들렀다.

장군봉에 오른 문 대통령은 "남쪽 국민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다.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이 오게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도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 동포들이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라며 화답했다.

이날 두 정상의 백두산 방문은 김 위원장의 제안을 문 대통령이 수락하면서 이뤄진 '깜짝' 이벤트지만, 이번 방문을 계기로 10년 만에 남북 간에 백두산 관광 사업에 대한 논의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일 두 정상이 서명한 평양공동선언에는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명시됐다.

대북제재가 풀리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고, 우선으로 금강산을 중심으로 관광사업을 재개하는 것을 노력한다고 했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가 완화하고 남북 간 화해 무드가 확대되면 결국 백두산 관광도 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실 백두산 관광사업은 과거에도 상당 부분 추진된 바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2000년 8월 북한 아태평화위와 '경제협력사업권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고서 7개 사업에 대한 사업독점권을 땄는데, 백두산 관광사업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실제 2005년 현대그룹(현대아산)은 한국관광공사, 북한 아태평화위와 백두산 관광사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하고서, 백두산으로 통하는 삼지연 공항에 직항로 개설을 추진하고자 공항 보수 공사를 지원하기도 했다.

당시 북측과의 협의가 원활하지 않아 결국 사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체결한 10ㆍ4선언에 '백두산 관광을 하기 위해 서울과 백두산 간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합의한다'고 명문화하면서 다시 살아났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직접 평양을 방문해 백두산 관광사업에 대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2008년 5월 관광을 시작하기로 합의까지 했다.

하지만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고 금강산에서 관광객 박왕자 씨가 피격 사망해 금강산관광도 중단되면서 백두산 관광사업은 또다시 좌초됐다.

이번 평양공동선언에서 백두산 관광사업과 관련한 명시적인 내용이 들어있지는 않지만, 두 정상이 공동으로 백두산을 찾아 두 손을 잡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관광사업 재추진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특히 비핵화를 둘러싸고 북미 관계가 진전되고 대북제재도 완화하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도 재개하겠다는 게 남북의 강한 의지인 만큼 백두산 관광사업 또한 '패키지'로 재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메인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백두산 관광사업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묻는 말에 "현재로썬 아직 그 부분에 대해 양측 간 긴밀히 협의가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사회에서 두 정상 내외가 백두산에 선다는 것은 그 장면만으로도 굉장히 감동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국제 사회뿐 아니라 우리 한민족 입장에서도 백두산이 주는 상징성이 워낙 커서 다가오는 정서도 커 보인다"고 말했다.

pisces738@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