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울=연합인포맥스) 공동취재단 최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2박 3일 방북 일정을 소화한 경제인들은 남북 정상 못지않게 가는 곳마다 큰 주목을 받았다.

다만, 북측이 재벌 총수들의 평양 방문을 먼저 요청했다는 논란도 방북 기간 내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경제인들은 20일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돌아왔다.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 17명은 지난 18일 리용남 북한 내각 부총리와의 면담을 시작으로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은 세간의 관심을 반영하듯 방문하는 곳마다 숱한 화제를 뿌렸다.

이 부회장과 최 회장은 평양행 공군 1호기 안에서부터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돼 주목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좌석을 옮겨 가며 김현철 청와대 경제비서관과도 대화를 나눴다.







<사진: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도착 이후에는 이 부회장이 리용남 부총리를 만나 밝힌 방북 소감이 화제가 됐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우연히 보니 평양역 건너편 새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한글로 쓰여 있었다"며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평양 첫 방문이라 마음에 벽이 있었는데 이렇게 와서 보고 경험하니 '이게 한민족이구나'란 느낌을 받았다"면서 "이번 기회에 더 많이 알고, 신뢰관계를 쌓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리 부총리는 "이재용 선생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더라"며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길 바란다"고 뼈있는 덕담을 건넸다.

최 회장은 "2007년에 왔었는데 11년 만에 오니 많은 발전이 있는 것 같다"면서 "건물도 높아지고 나무들도 많이 자라 상당히 보기 좋았다"고 했다.

구 회장은 "LG는 전자, 화학, 통신 등의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며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경제인들은 방북 첫날 저녁에는 평양 대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문 대통령과 함께 관람하고, 목란관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사진: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방북 둘째 날인 19일 경제인들은 옥류관 오찬까지 문 대통령과 동행했다.

최 회장은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기 직전 디카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대동강이 보이는 옥류관 발코니에서는 디카로 다른 경제인들의 사진을 직접 찍어줘 최 회장의 '디카 사랑'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수첩을 들고 다니며 메모를 하는 장면이 목격돼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경제인들은 옥류관 오찬 이후 황해북도 송림시에 있는 조선인민군 112호 양묘장으로 이동했다.

북측에서 방북 경제인 일정을 양묘장 방문으로 잡은 것은 산림 분야 협력을 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란 추측도 나왔다.

산림사업은 북한 주민들의 민생 개선과 밀접한 만큼 대북제재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양묘장 일정을 마친 경제인들은 교육자 양성기관인 평양교원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에는 평양 시민들이 많이 찾는 대동강 수산물 식당으로 이동해 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 저녁 식사를 했다.

경제인들은 방북 셋째 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백두산 방문에 동행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먼저 재벌 총수들의 방북을 요청했다는 논란도 끊이질 않았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에 대해 "북측이 누구를 수행단에 포함해달라는 요청은 전혀 없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경협 성과와 관련해서는 "(재벌 총수들이) 당장 경협의 성과를 내기 위해 방북했다기 보다는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한반도 지형에 대비해서 올라간 것이고, 그분들이 앞으로 여건이 제공됐을 때 많은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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