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원가) 재산정을 앞두고 카드사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방침에 큰 폭의 수수료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 여력이 많지 않다는 분석도 힘이 실리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최근 삼일PwC 회계법인으로부터 가맹점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연구용역 결과 초안을 보고받고 세부 내용 협의에 돌입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원가 산정 등 세부적인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며 "국정감사 이후에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 회의도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수수료율은 2012년 여신금융전문법 개정을 통해 마련한 산정원칙에 따라 조달 금리와 운영·관리비, 마케팅비 등 카드결제에 수반되는 적정원가를 3년마다 조정하고 있다.

당초 카드업계에서는 수수료 인하 압박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최근 들어 수수료 인하 여력이 없다는 과학적 분석이 제시되며 분위가 바뀌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홍준표 수석연구원은 "카드사용 증가율 둔화, 조달비용 상승, 대손 부담 확대로 2016년 조정대비 인하 폭은 낮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내년 예정인 카드수수료 조정에 대해서는 이미 적용된 규제강화 효과를 감안 시 기존 수수료 조정대비 인하 폭은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금융위원회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작년 8월부터 평균 2% 내외인 연 매출 3억∼5억 원인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를 1.3%로 약 0.7%포인트 낮췄고 연 매출이 2억∼3억 원인 가맹점은 1.3%에서 0.8%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년 영업이익은 2017년 조정영업이익 대비 약 15%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드수수료 인하가 소상공인 매출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과 국민경제' 세미나에서 파이 터치 연구원 라정주 원장은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해서는 구매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파이터치연구원은 신용카드 이자비용 부담분(2.8%)을 계산하면 현재 8천775원 수준의 연회비가 31만6천620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스페인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평균 정산 수수료가 점진적으로 59% 감소하는 동안 평균 카드 연회비가 50% 인상됐다

다만,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분석에도 정부의 수수료 인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인하 폭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올해 카드수수료 원가분석을 두고 '원가 하락분(인하 여력)'이라는 표현을 적시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올해 카드업계에는 수수료율 재산정이라는 매우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다"고 언급하면서, 금융위 주도의 관계기관 TF를 통해 심도 있는 연구와 충분한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합리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수수료와 관련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들어 논의에 대한 분위기가 바뀌는 만큼 합리적인 결과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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