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분기 말과 추석 기간이 겹치면서 단기 자금 시장에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금리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연합인포맥스 레포 일별(화면번호 2724)에 따르면 지난 14일 1.5%를 나타낸 종합 레포금리는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일 1.69%를 나타냈다.

시장참가자들은 분기 말과 추석 기간이 겹치면서 유동성이 감소했고, 지난 10일 대규모 국채 만기가 돌아온 것도 유동성 수급을 뒤틀리게 했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은행들은 9월 말 기준 재무제표를 개선하기 위해 자금이 있어도 시장에 풀기보다는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현금 수요가 많은 추석에는 은행을 통한 유동성 창출 효과가 줄어든다. 자금이 예금 형식으로 은행에 있어야 대출을 통해 새로운 유동성이 만들어지는데, 현금 수요가 많으면 이 순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약 30조9천억 원의 국채 원금과 이자 만기가 돌아온 것도 수급 불균형을 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역은 "이번 국채 만기 규모는 예전보다 훨씬 컸다"며 "은행이 다른 은행에 자금을 공급하는 주요 원천 가운데 하나가 정부 자금인데, 정부 자금을 (국채) 원리금으로 지급해 여유 자금이 나올 기회가 별로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기 말과 추석 요인, 국고채 만기 요인이 한꺼번에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금리의 진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단기 자금 시장의 금리 상승은 최근 국채금리 급등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채 3년과 10년물의 금리 상승은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 기대와 미국 금리 상승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다만 머니마켓펀드(MMF) 환매 연기라는 올해 특유의 이슈는 단기 시장의 문제가 장기 금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법인 고객들은 추석 현금 수요에 대비해 MMF에 맡긴 자금을 회수한다.

그런데 환매 연기 조치로 일반 법인들이 단기 MMF에서 자금을 회수하지 못했고, 장기물을 담은 채권형 펀드를 대신 환매하면서 채권시장에 일부 매도 물량이 나온 것이다.

지난 8월 일부 자산운용사는 카타르 국립은행(QNB) 관련 자산담보기업어음(ABCP)을 편입한 펀드의 환매를 연기한 바 있다. 터키 금융 불안으로 환매가 대량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MMF에는 만기가 짧은 채권만 들어 있어 이를 환매해도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다"며 "반면 30년물, 10년물 채권이 들어 있는 채권형 펀드를 환매하면 충격이 더 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펀드 환매 영향이 큰 것은 아니다"며 "20일 (국채) 금리 상승에 주요 원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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