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단기 현물 매수…단순 헤지 의견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전일 외국인은 올해 들어 3년 국채선물을 가장 많이 팔았다.

7월과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왔을 때도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던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대량으로 팔면서 역대 최대수준까지 쌓아온 누적 순매수를 줄일지 채권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21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동향 일별추이(화면번호 3803)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1만1천153계약 순매도했다. 이는 올해 외국인이 하루 동안 판 물량 중 가장 많은 물량이다.

외국인이 1만 계약 이상 판 적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여 만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국무총리 등 정부 당국자의 금리 발언 등으로 연내 금리 인상 분위기가 강화되면서 외국인이 포지션 청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긴장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외국인이 어제 1만 계약 이상 팔았는데 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것 같다"며 "외국인이 팔기 시작하니 시장은 더 급격하게 금리가 상승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이날 외국인의 추가 매도가 나올지 경계하겠지만, 연휴를 앞두고 있어 변동성은 어제보다 제한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외국인 국채선물 매수는 상당 부분 국내 기준금리 동결 기대에 기반을 뒀다"며 "그러나 경기심리 악화에도 과도한 유동성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금리 인상론에 불을 댕겼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관련 환경이 바뀐 가운데 외국인이 금리가 기술적 저점을 봤다고 생각할 경우 선물 매도가 많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중립포지션은 미결제 10만~15만 계약, 숏(매도) 전망일 경우 0계약으로 봤다.

문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 목적은 대부분 방향성 베팅이라고 본다"며 "금리 방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재정거래 목적의 선물 포지션은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인이 국채선물 포지션을 청산할지에 대해 확언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누적 순매수가 너무 많아 전일 하루 매도만으로 순매도세로 반전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일까지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는 25만4천599계약, 10년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는 7만9천749계약을 기록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현물을 보면 어제 1~2년 이하 물건을 많이 샀다"며 "현물 단기는 많이 사고 선물은 매도한 건데 헤지로 볼 수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포지션 청산을 할거라면 롤오버를 그렇게 열심히 할 이유가 있었을까 싶다"며 "지금 현물은 가격 메리트가 커져 재정거래로 사는 것으로 보이고 선물은 올해 연내 동결 배팅한 부분을 되돌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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