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상장지수증권(ETN) 시장도 유행을 탄다.

지난해에는 천연가스가 인기라 연말에 천연가스 ETN을 추가 상장할 정도였다.

지금은 소강상태를 지나 양매도 ETN 상품이 핫하다.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대박보다 안정적인 수익에 더 끌린다.

투자자들의 니즈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는 절세가 관건이다.

임상백 삼성증권 에쿼티파생운용팀 파트장은 21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억대 투자를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ELS를 덜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라며 ETN 시장의 트렌드를 차근차근 짚어갔다.

억대 투자자들이 ELS를 못하는 이유는 배당소득세 때문이다. 1년에 6~7% 벌어 배당소득세에 종합과세까지 약 40% 가까이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다.

차라리 예금이나 주식을 한다며 투자자들은 고개를 젓는다고 했다.

삼성증권은 이런 수요를 위해 지난해 7월 코스피풋매도 ETN을 상장했다.

시장이 흔들리더라도 연 6~7%대 수익이 꾸준히 나고, 시장이 빠질 때도 만기까지 기다리면 손실상환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상품을 기대하는 ELS 투자자에 주목한 ETN이다.

ETN 상품은 국내 주식형일 경우 매매차익이 비과세다. 국내 주식을 제외한 기초자산을 추적하는 ETN은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특히 옵션을 활용해 손실이 나도 몇 달이 지나면 복구될 수 있는 상품을 구현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 파트장은 "주가가 5% 하락했다고 한다면 3%를 제외한 2%의 손실분은 풋옵션을 판 프리미엄으로 메울 수 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손실이 복구되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ELS 등 구조화상품은 저희 삼성증권이 톱"이라며 "그런 경쟁력으로 선물, 옵션을 활용하는 파생형 ETN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원자재도 선물이 많아 라인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 삼성증권에 입사해 15년 넘게 ELS와 ETN 상품개발과 운용을 맡아왔으니 아쉬움이 남는 상품도 있다.

올해 인도증시가 고공행진을 펼치는 동안 루피아 환율이 거꾸로 가면서 투자자들이 별로 수익을 내지 못했을 때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인도증권거래소와 싱가포르선물거래소(SGX)가 '니프티 50(Nifty 50)'의 사용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며서 삼성증권의 인도 관련 ETN 상품이 상장폐지됐기 때문이다.

임 파트장은 "니프티50선물로 환헤지를 한 상품이었는데 선물이라 헤지비용이 저렴했다"며 "그 상품이 있었더라면 너무 좋았을텐데"라고 아쉬워했다.

2014년에 최초로 상장했던 유럽 고배당 ETN상품도 마음에 남는 ETN 중 하나다.

삼성증권의 ETN 업무는 ELS운용 팀내 상장파트에서 하고 있다. 약 6명의 직원이 ETP 파트에 소속돼 있다. ETN 이외에도 합성옵션, 선물옵션 등 상장돼 있는 것의 유동성 공급자(LP)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증권만의 경쟁력을 묻자 인력 양성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좋은 인력은 삼성에서 나오니 길목을 지키면 좋은 직원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이 시장에서 돌 정도"라며 웃는다.

타부서간의 시너지도 많다. 임 파트장은 "고객이 어떤 부분을 걱정하는지, 뭘 원하는지 수요를 리테일 채널과 협업을 많이 한다"며 "귀찮은 일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그런 회의를 통해 인사이트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와 내년 시장을 보는 기대도 크다.

임 파트장은 "하락보다는 박스권 장세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올해 투자자들의 ETN투자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고 있고, 주가지수가 많이 오르기는 어렵겠지만 하락 이후 복구되는데 초점을 맞추면 ETN 시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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