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내주 월요일부터 미국과 중국은 상대 국가의 대규모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

그러나 미국이 2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반면 중국은 600억 달러 상당의 대미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해 미국보다 적은 규모의 제품에 보복하게 된다.

중국의 연간 대미수출 규모가 미국의 연간 대중수출 규모보다 크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은 미국의 관세부과에 동일한 강도와 규모로 보복하겠다고 밝혀 왔으나 중국이 정량적으로 미국에 대등한 보복을 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현지시간) "중국이 세금을 매길 미국 제품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반격할 수 있는 카드들에 대한 전문가의 전망을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반격할 수 있는 대체적인 수단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으며, 이는 특정 상품에 더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거나 미국이 원하는 수출품의 가격을 더 인상하는 등의 방안을 포함한다.

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최근 공식 소셜미디어에 발표한 논평에서 중국이 '달러 대 달러' 전략 이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논평은 "중국은 양적인 측면에서 '복수할 수 없다'"면서 중국이 스스로 결투를 골라 중국만의 방식으로 반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논평은 중국이 대체 제품을 찾기 어려운 미국 수입품 일부에는 비교적 저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원자재, 사치재 등 탄력성이 있는 상품에 대해서는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관세부과에 따라 체감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또, 논평은 중국의 제조업계와 직접 경쟁하는 일부 제조업 상품에 대해서는 비교적 높은 관세율을 매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서 크뢰버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소장은 "중국은 중국의 관세로 (미국에) 대응할 것이다"면서 "할 수 있는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비즈니스협의회 중국 부대표인 제이콥 파커는 이달 중순 금융기업 등의 중국 영업 라이선스 접수를 연기한다는 내용을 중국 관료들에게 들었다고 SCMP에 전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관료들도 이 같은 중국의 비관세 장벽 설치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은 지난주 미국과 중국 학자 및 기업가들이 모인 행사에서 중국이 보복 카드로 수출 규제를 채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러우 전 재정부장은 미국에 중요한 중국 제품들을 고르는 것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화 절하, 미국채 매각도 가능성이 크지는 않으나 금융 전문가들이 꾸준히 거론되는 중국의 보복 카드 중 하나다.

다만 중국 관료들은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이나 미국채 매각에 대해서는 나서서 선을 긋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19일 톈진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중국이 수출을 늘리기 위한 경쟁적 통화절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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