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OPEC 산유국들이 이번 주 23일(이하 현지시간) 알제리에서 회동한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6월 증산에 합의한 산유국들이 이번 주 또다시 회동에 나서 산유량을 점검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OPEC 회원국에 유가를 낮추라고 압박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중동 국가들을 보호하고 있으며, 그들은 우리가 없다면 매우 오랫동안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라며 "하지만 그들은 계속 유가를 점점 더 높이 밀어 올린다. 독점 기구 OPEC은 당장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자 OPEC에 가격을 낮추라고 요구해왔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최근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고,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오는 11월 5일부터 재개될 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산유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유가 상승과 이란산 원유 수출 감소에 대응해 산유량을 늘릴지 아니면 현 수준을 그대로 유지할지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이번 회의에서 합의가 도출되진 않겠지만, 이는 12월 정례회담을 앞둔 사전 논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

OPEC 회원국들은 원유 공급을 늘리더라도 크게 확대하길 꺼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자칫 공급을 늘렸다가 유가 급락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OPEC 회원국의 한 관리는 트럼프가 "(원유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에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트럼프는 가격이 원하는 수준이 아니면 또다시 트윗을 날릴 것이라고 말했다.

릭 페리 미국 에너지장관은 지난주 초 워싱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장관과 회동한 후 모스크바에서는 러시아 알렉산더 노박 에너지장관과 만났다.

페리 장관은 양국이 유가 급등은 피하고 싶어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원유시장에서 사우디와 러시아는 최근 적극적으로 공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6월에는 양국을 포함한 산유국들은 유가 안정을 위해 하루 100만 배럴 증산에 합의했다.

이들은 이후 합의한 규모보다 산유량을 더 늘린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사우디는 4개월 전과 비교해 하루 50만 배럴가량 산유량을 늘렸고, 러시아는 25만 배럴가량 증산했다.

관건은 이란의 수출 감소분이 얼마나 될지다.

이란은 최근 하루 210만 배럴 가량의 석유를 수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IEA는 지난 8월 이란의 석유 수출량은 190만 배럴로 지난 4월보다 50만 배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HSBC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글로벌 시스템이 대규모 (공급) 중단에 매우 취약하다"라며 "글로벌 공급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브렌트유 100달러는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