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은 물론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이 증산을 거부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에 급등했다.

2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0달러(1.8%) 상승한 72.0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7월10일 이후 가장 높다.

지난 23일 알제리에서 열릴 산유국 회담에서 글로벌 생산을 늘리는 것에 반대하기로 했다.

OPEC 등은 80달러 선 이상의 유가가 성장을 저해해 수요를 해칠 수 있다는 데 전반적으로 동의했지만, 11월 초 미국의 이란 석유 판매 제재가 시작되면 유가를 어떻게 제어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의견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OPEC은 당장 유가를 낮춰야 한다는 경고를 내놔 이번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하루평균 50만 배럴 증산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OPEC 회의에서 생산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합의함에 따라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생산 차질분에 대한 공급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81.39달러까지 올라 2014년 11월21일 이후 약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전일보다 2.43달러(3.1%) 급등한 81.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스테판 브레녹 유가 분석가는 "미국의 이란 석유 수출 제재가 임박하면서 가격 상승 쪽으로 위험이 치우치고 있다"며 "지난 주말 OPEC 회담이 이런 전망에 힘을 더 실었으며 사실상 다가오는 공급 압박에 불을 불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는 늘어나는 구매 압력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의 피터 키어넌 선임 에너지 분석가는 "미국의 이란 석유산업 제재는 많은 사람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심할 것"이라며 "OPEC은 아직 공급이 잘 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물가가 오르면 생산량을 줄이려는 압력이 높아지고, 이란의 주요 수입원을 고립시키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 강도가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두프 창립 파트너는 "브렌트유가 4년 만의 최고치를 뚫으면서 더 높은 83달러, 85달러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추종 매수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투자은행(IB)들의 유가 전망 상향도 잇따르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이란 제재 때문에 몇 개월 내에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로의 상승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JP모건은 WTI에 대한 향후 6개월 전망치 역시 기존 76달러에서 85달러로 높여 잡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내년 브렌트유 전망을 기존 배럴당 75달러에서 80달러로 올리면서 '미국의 더 공격적인 스탠스'를 상향 근거로 들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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