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민평 하회해 주문 '집중'…이자비용 대폭 절감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바탕으로 기관들의 인식을 정반대로 바꾸는 데 성공한 롯데케미칼이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대박'을 냈다.

2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3·5년물로 나눠 실시된 롯데케미칼(신용등급 'AA+')의 수요예측에는 총 7천8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당초 발행 예정액이 1천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8배에 달하는 기관 수요가 밀려든 셈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주관을 맡아 실무를 진행했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관이 개별민평금리를 하회해 주문을 넣었다"며 "수익성 개선 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고 전했다.

기관들은 롯데케미칼의 3년물과 5년물 모두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당초 500억원 규모였던 3년물에는 4천억원이, 같은 규모인 5년물에는 3천800억원의 수요가 유입됐다.

앞서 '오버부킹'에 성공한 현대오일뱅크, GS파워 등의 AA급 업체들이 4천억~5천억원 수준의 수요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결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최근 포스코대우가 수요예측 '미달'을 기록하는 등 AA급에 대한 기관들의 투자 심리가 한풀 꺾였다는 우려가 제기된 점은 롯데케미칼에게도 부담스러운 대목이었다.

그러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으로 오르는 등 투자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제거된 점이 수요예측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인 2조5천443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에도 8천148억원의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올해 2분기에도 6천200억원 수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 '부정적' 꼬리표를 뗄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앞서, 롯데케미칼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탓에 현금흐름이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자 결국 신용도 상승을 이뤄낼 수 있었다.

롯데케미칼은 만기도래 물량의 규모에 맞춰 최대 2천억원까지의 증액을 준비 중이다.

3년물은 -16bp, 5년물은 -21bp 수준에서 목표 주문을 모두 확보했지만, 증액에 나설 경우 발행 스프레드(가산금리)는 소폭 조정될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개별민평이 동일 등급과 비교했을 때 저평가된 측면이 있었다"며 "기관들도 이를 감안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전일 기준 롯데케미칼의 3년물과 5년물의 개별민평금리는 각각 2.213%, 2.553%였다. 업계 라이벌인 LG화학이 2.028%, 2.344%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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