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채권시장은 4분기 포지션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장금리가 오히려 하락하면서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연휴 동안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09%까지 오르기도 했다가 하락했다. 전거래일 대비 4.84bp 하락한 3.0474%, 지난 21일 대비 1.76bp 내렸다.

미 2년물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금리가 1.20bp 떨어진 2.8307%를 나타냈다. 21일 대비로는 2.66bp 낮아졌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제롬 파월 발언이 매파적이지 않았다는 해석이 금리 하락으로 연결됐다.

성명서에서 '완화적'이라는 문구 삭제가 금융시장의 시그널로 인식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이제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시장금리가 하락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다만 파월 의장은 "완화적 문구 삭제가 정책변화의 신호가 아니다"고 언급해, 12월에도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이 2~2.25%로 금리를 올리면서 한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75bp로 벌어졌다.

한국은행도 연내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존 통화정책 스탠스가 바뀐 게 아니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채권시장도 한은이 연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이 총재의 발언이 시그널로 작용했던 게 아니다.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이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한 트리거가 됐다. 한은은 체면을 구긴 셈이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FOMC 평가와 관련한 코멘트를 할 예정이다. 이 총재가 작심 발언을 할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연휴 동안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ECB의 자산매입프로그램이 12월에 끝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선진국과 신흥국 중앙은행은 각각 다른 사정에도 완화 기조를 줄인다는 방향성을 유지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국제유가의 상승이다. 전일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71달러(1.0%) 하락한 71.5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두바이유는 77.35달러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총재는 관리물가의 하락으로 소비자물가가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었다. 지난 7월 한은이 전망했던 하반기 원유도입단가는 73달러였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유가 전망을 상향하면서 한은의 물가전망에 변화가 있을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날 한은은 통화안정증권 91일물 7천억 원과 1년물 9천억 원 입찰에 나선다. 외국인은 지난주 올해 12월 만기 통안채를 2천600억 원, 내년 3월 만기 통안채를 1천700억 원 사들이는 등 재정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인상 우려와 분기 말 수급 부담에도 통안채 입찰이 무난히 이뤄지는지 볼 필요가 있다.

전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6.93포인트(0.40%) 하락한 26,385.28에 거래를 마쳤다.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4.7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90원)를 고려하면 21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5.30원) 대비 0.35원 올랐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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