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대규모 자금을 굴리는 펀드매니저들은 5월께 주식을 정리해 수익률을 확정한 뒤, 두둑한 상반기 보너스를 받아 여름 휴가를 떠난다. 이들은 10월께 본격적으로 다시 주식을 사는 패턴을 보인다.

'5월에 팔고 10월에 사라'는 증시 격언의 탄생 배경이다.

격언처럼 역사적으로도 6월에서 9월 사이의 주식시장은 대부분 재미가 없었다.

특히 9월은 통시적으로 가장 나쁜 수익률을 기록한 달이다. 1945년 이후 주요 지수 월간 수익률에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수치상 두 번째로 수익률이 높지 않았던 2월에 비해 9월의 나쁜 성적은 압도적이라고 할 만하다.

다우존스산업지수는 9월에만 0.8% 하락했다. 정치적인 상황과도 연계되는데,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는 늘 1% 이상 떨어졌다. S&P500과 나스닥도 역시 0.5% 떨어졌고, 중간선거 해에는 0.4%, 0.8% 하락했다.

그런데 올해 9월은 달랐다.

미·중 무역분쟁이 고조됐고, 급기야 월가에서에는 폭락, 위기론까지 나왔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올해 9월은 '역사적인 명성'에 걸맞지 않게 오히려 강세였다. 지난 8월 나스닥과 S&P500지수에 이어 이번 9월에는 S&P500과 다우지수까지 3대 지수가 돌아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새 역사'를 창조한 시기였다.

이제 10월이다. 월간 수익률로만 보면 10월은 9월과는 다르게 좋았다.

다우지수는 평균 0.6% 올랐다. 12개월 가운데 수익률로 7등이다. 또 과거 67년간 10월에 블루칩은 평균 40번 올랐고, 27번 내렸다.

S&P500 역시 통상 0.9% 상승하며 월간 7번째 자리에 앉기에 충분했다. 물론 상승과 하락 확률은 반반이었다.

나스닥은 과거 46년을 볼 때 8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0.7% 올랐고, 46년 가운데 25년 올랐다.

하지만 10월은 공포스러운 갖가지 기억들이 살아있는 달이다. 급락의 기록들이 10월에 속출했던 전례가 많다.

1929년과 1987년의 증시 대 붕괴가 10월이었다.

1997년 10월 27일에는 554포인트 급락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고, 1978년과 1979년에는 10월에 연속적인 대폭락이 나타났다.

그 유명한 1989년의 13일의 금요일도 바로 10월이다. 2008년의 증시가 흘러내리듯 계속 추락한 것 역시 10월이다. 9월이 수익률 하락 '기록의 달'이라면 10월은 '징크스의 달'이다.

그래도 기대는 있다. 중간선거가 한 해 증시에는 그다지 호재로 작용하지 않았지만 임박했을 때에는 달랐다. 중간선거가 있는 해 10월은 증시가 매우 강한 면모를 드러냈던 것이다. 다우는 0.6% 전반적으로 올랐지만, 중간선거 해에는 3.1% 상승했다. S&P는 3.3%, 나스닥은 4.2%로, 각각 평균의 3배, 4배의 폭발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2거래일이 남아 있긴 하지만, 과거 수치대로만 움직인다면 S&P는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수 있다. S&P는 장중 최고가보다 0.6% 낮다. 다우지수가 장중 역사적 최고가보다 0.9% 아래에, 나스닥은 1.2% 아래에 있어 이 두 지수의 기록 경신은 어렵겠지만, 다우와 S&P 모두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10월은 가장 좋은 성과를 냈던 전력에 기대감을 갖는 것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나스닥은 6번째로 좋았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있다. 10월은 가장 변덕스러운 달이기도 했다.

다우지수가 만들어진 1896년 10월 이후 다우지수 일일 변동성의 표준편차는 1.44%로, 다른 달의 1.05%보다 높았다.

하지만 '새 역사의 9월'인만큼, '징크스의 10월'도 새 역사를 창조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곽세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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