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올해 하반기에 원화채권을 중심으로 채권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생보사의 유가증권 투자 순증 규모는 2조5천억 원으로 2013년 이후 분기 평균치인 9조5천억 원을 크게 밑돌았다.

유가증권 순증 규모가 급감한 가운데 유가증권 자산 배분에서도 변화가 일었다.

작년에는 원화채권 투자 규모 감소를 해외채권이 대체하는 패턴이 나타났지만, 올해 1분기에는 두 자산에 대한 투자 규모가 모두 줄었다.

국내채권의 경우 약 3조2천억 원이 순상환되며 축소 기조가 이어졌고, 해외채권 순투자액은 6천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이에 반해 위험자산인 주식과 수익증권 순투자 규모는 평년 수준을 웃돌았다.

결국, 1분기 생보사의 자산 배분은 유가증권 투자 자체가 축소된 가운데 그 안에서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자산 배분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1분기 중 팽배했던 채권 자산에 대한 보수적인 전망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연초 시장에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내 3회 이상의 금리 인상 확률이 60%까지 급등하는 등 정책 정상화 우려가 확산했다.

이에 더해 1분기 중 불거졌던 장기물 수급 부담도 생보사의 장기 원화채권 매수에 장애물로 작용했다.

하반기에는 생보사의 채권 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다.

상반기 중 악재로 작용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우려와 장기물 수급 부담이 완화한 데다 자산부채종합관리(ALM) 매칭 필요성을 고려할 때 채권 자산 매수를 계속 미룰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채권 수요 회복은 해외채권보다는 원화채권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환헤지 비용을 생각하면 해외채권의 투자 매리트가 크지 않아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수익률 곡선을 비교해 보면 10년 이하 구간은 한미 금리 역전이 대부분 해소됐고, 20~30년물 역시 헤지 비용을 고려하면 동일 만기 국고채보다 캐리 메리트가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반기 중 진행될 50년물 국고채 추가 발행은 다소 부담스럽지만, 최근 기획재정부의 국채 발행계획을 살피면 일시에 수급 부담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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