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호텔롯데의 총 차입금이 3년 새 3배 증가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악화됐다. 현금창출력을 웃도는 대규모 투자를 지속한 결과다.

더욱이 재무구조 개선 전망이 중단기적으로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며 주력인 면세사업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호텔롯데 기업공개(IPO)가 지연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 호텔롯데, 차입금 증가로 이자 부담↑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총 차입금은 지난 2013년 1조6천439억원, 2014년 2조155억원, 2015년 4조3천392억원, 지난해 4조5천382억원, 올해 1분기 4조6천608억원을 기록했다. 3년 새 2.8배 늘었다.

차입금 의존도도 지난 2013년 11.6에서 올 1분기 25.5로 높아졌다.

호텔롯데 이자비용도 지난 2013년 359억9천100만원, 2014년 476억9천700만원, 2015년 824억3천900만원, 작년 971억5천200만원으로 증가했다. 3년 새 2.7배 늘었다.

특히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2조3천8억원으로 총 차입금의 49.4%에 달한다. 반면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8천370억4천44만원에 불과하다.

이처럼 호텔롯데의 차입금 부담이 커진 것은 그동안 현금창출력을 웃도는 대규모 투자를 지속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호텔롯데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 2013년 4천188억원, 2014년 5천424억원, 2015년 4천993억원, 작년 5천361억원, 올 1분기 676억원이다.

하지만 시설투자비(CAPEX)는 2013년 5천200억원, 2014년 6천500억원, 2015년 1조3천300억원, 작년 5천300억원, 올 1분기 1천900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CAPEX에는 뉴욕 팰리스 호텔 인수에 따른 현금유출액이 포함됐다.

여기에 호텔롯데의 계열사 지분 취득금액은 2013년 600억원, 2014년 1천억원, 2015년 3천100억원, 작년 500억원이다.

◇ 면세사업 실적 악화·호텔롯데 IPO 지연…신용등급 전망 '하향'

문제는 주력사업인 면세사업 실적이 악화되면서 당장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호텔롯데의 면세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의 84%를 차지한다. 호텔사업 11.3%, 월드사업 4.1%, 골프사업 0.2%, 리조트사업 0.4%다.

그런데 한·미의 사드 배치 결정에 반대하는 중국 당국이 지난 3월 중순부터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를 금지한 이후 면세점의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실제 작년 4월과 5월 중국인 관광객은 각각 68만2천명, 70만6천명을 기록했지만, 올해 4월과 5월에는 각각 22만8천명, 25만3천명으로 급감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언제 정상화될지, 얼마나 회복될지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호텔롯데의 면세사업에서 중국인 매출비중이 65%인 점을 감안하면 호텔롯데의 사업안정성과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단기적으로 호텔롯데의 재무구조 개선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호텔롯데 IPO가 지연되는 점도 재무구조 개선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홍 연구위원은 "호텔롯데의 면세사업 실적 부진 등으로 올해 내 호텔롯데 상장절차가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면세사업 실적이 회복되지 않으면 IPO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축소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사들은 호텔롯데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잇달아 하향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호텔롯데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같은 달 한국기업평가도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한신평과 한기평 모두 호텔롯데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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