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로 신흥국 통화 약세 형상이 가속화 할 것이라는 우려가 무색해졌다.

수출호조에 따른 글로벌 교역량 증가로 신흥국 통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흥국 통화는 보호무역주의보다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제금융센터가 21일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을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교역량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2% 늘었다.

지난 2010년 6월 이후 동일 기간(5개월)으로 최대 증가 폭이다.

신흥국 수출과 수입이 각각 9.4%와 8.5% 늘어나면서 세계 교역량 증가를 이끌었다. 권역별로 중남미와 아시아, 동유럽이 13.5%와 10.6%, 8.9%씩 늘었다.

신흥국 통화는 뚜렷한 강세가 나타났다. 수출 호조와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장기 채권 매도ㆍ주식 매입)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특히 작년 하반기 보호무역주의 우려로 약세 현상이 가팔랐던 신흥국 통화들의 절상 폭이 컸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작년 말까지 선반영된 보호무역주의 우려가 되돌려진 가운데, 멕시코 페소(18.1%)와 원화(7.8%), 대만 달러(6.3%) 등의 가치가 크게 뛰었다.

멕시코 페소는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로드맵을 공개했음에도, 연이은 정책 금리 인상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원화의 경우에는 연초 1,210원을 웃돌았지만, 외국인의 주식ㆍ채권 자금 등으로 7월 1,120원대로 내려섰다.

신흥국에 파급될 보호무역주의 확산 우려가 제한적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트럼프 정부는 초기의 강경 태도와 달리, 불공정 무역 실태 조사 등 중장기 계획에 따라 점진적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보호무역주의 배격이라는 공동 목표를 재설정하기도 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의 보호무역조치가 작년 5월~10월 월평균 5건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5월까지 월평균 6건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금센터는 "신흥국 통화는 미국 보호무역주의보다 통화정책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9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가능성 등이 구체화하기 전까지는 수출호조에 의한 통화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금센터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교역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자국산업 보호를 통해 무역적자를 줄이려 하고, 중국은 수출중심에서 내수 주도 성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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