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수익에 목마른 글로벌 대형 투자기관들이 고수익을 제시하지만 위험도가 상당히 높은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을 앞다퉈 사들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 연기금(CPP)은 가장 위험한 증권 중 하나인 CLO에 2억8천5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CPP의 투자 위원회(CPPIB)는 미국계 신용 헤지펀드 사운드포인트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CLO를 매입하기로 했다. CPP가 이같은 파트너십을 맺는 것은 처음이다.

CPP는 CLO가 레버리지론 자산 부문에서 수익을 증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라고 여겨 이같이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CL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에 대한 은행의 대출채권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의 일종이다. 은행들이 주거래 기업 가운데 신용등급이 'BBB'급 이하인 기업을 풀로 구성한 후 이들 기업에 나가는 대출채권을 담보로 한 증권을 발행하는 식이다.

CLO는 전통적으로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들이 주로 투자해왔다. 자산규모가 2천750억달러에 달하는 CPP 같은 대형 투자기관이 CLO 같은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CPP의 이번 투자는 새로운 CLO의 발행이나 레버리지론 시장 전반적으로 수요를 자극하는 데 화력을 보탤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캠브릿지 어소시에이츠의 웨이드 오브라이언 매니징 디렉터는 "CLO 자산은 점진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이 수용해왔다"며 자신들도 고객들에게 CLO에만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CLO 펀드는 전형적인 시장 여건이라면 연 15%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WSJ은 글로벌 '큰손' 투자기관들이 CLO와 같은 위험 자산에 갈수록 모여드는 것은 지난 10년 동안 정크 등급 회사채와 정부채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늘어난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기관투자자가 CLO의 매입량을 늘리면서 레버리지론 시장의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조2천200억달러에 이르게 됐다. 이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레버리지론 시장의 규모가 정크본드 시장을 앞지르게 된 것이다.

JP모건체이스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CLO 시장은 지난 2년 동안 25%나 커져 유통시장의 규모는 7천억달러에 이르렀다. CLO의 연평균 수익률도 지난 2004년 이후 약 18%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미국의 CLO 운용사들은 올해 들어서만 1천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급증한 수치며 올해 총 발행액은 사상 최대치인 1천300억달러 이상일 것이라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전망했다.

다만 일부 분석가들은 레버리지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비율이 높아지면 특정 CLO는 자신들의 채권 보유자에게만 지불할 현금만 있을 뿐이어서 증권 보유자는 손실을 볼 확률이 크다고 경고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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