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MS)이 최근 2년간 지속 하락하며 2%포인트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KB국민카드는 고금리 신용대출과 마케팅을 강화하며 신한카드의 점유율 감소분을 대부분 흡수, 확실한 3위 자리를 굳혔다.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일시불·할부·현금서비스·카드론·구매제외 법인카드)은 6월 말 기준 22.53%로 전분기 대비 0.37%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로는 0.53%포인트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은 2016년 1분기만 해도 25.64%에 달했으나 2016년 2분기 24.53%, 2016년 4분기 24.47%, 2017년 1분기 24.18%, 2017년 4분기 23.03%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2007년 LG카드 인수 후 시장점유율 30%에 육박하며 절대 강자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성장률 둔화와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지난해 국세 카드결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중단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금감원이 법인카드 고객에 대한 마케팅을 제재하면서 세금 납부 이용률이 낮아졌고, 그간 법인고객 유치에 힘쓴 신한카드의 지난해 법인고객 이용금액은 16조7천억 원으로 전년(23조6천700억 원) 대비 약 30% 급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몸집이 큰 만큼 각종 금융당국 규제와 수수료 인하 등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도 가장 클 수밖에 없다"면서 "외형 경쟁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카드의 시장점유율은 눈에 띄게 상승했다.

국민카드의 상반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16.57%로 전년 동기보다 1%포인트 증가했다. 불과 2년 전 만에도 14%대 초반에 머물렀으나 공격적인 영업으로 신한카드의 감소분 이상으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였다.

체크카드를 포함한 시장점유율은 18.97%로 신한카드(23.84%)에 이어 업계 2위다. 3위 삼성카드(15.92%), 4위 현대카드(13.55%)와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국민카드는 2016년부터 프로모션, 일회성 마케팅을 강화하며 회원 수와 카드 이용액을 빠르게 늘렸다. 당시 투자 성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카드는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카드론(장기카드 대출) 및 현금서비스(단기 카드 대출) 등 고금리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금융당국의 자제 요청에도 국민카드의 상반기 카드론 잔액은 4조9천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8% 급증했다.

실제로 최근 금감원이 카드사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마케팅비용 공개, 과당경쟁 자제를 요청한 가운데 국민카드의 일회성 마케팅비용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카드와 함께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우리카드의 시장점유율(신용+체크)은 10.50%로 전년 동기(11.13%)에서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와 중소형 카드사인 롯데·하나카드도 좀처럼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우리카드의 마케팅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대카드도 10년 만에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어 수익 악화 속에서 점유율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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