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3천억~1조원 초과 대어급 공모 '제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국거래소가 올해 최대 100개의 기업이 상장 문턱을 넘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장 성적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닥 활성화에 발맞춰 상장 문턱을 낮춘 데다, 올 하반기 현대오일뱅크와 카카오게임즈, 바디프렌드 등 대어급 IPO도 주목을 받았지만 상장 열기는 점점 시들해졌다.







1일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신규상장(이전상장, 재상장 포함)은 지난해 78개였고, 올해는 43개로 집계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상장은 지난해 21개, 올해 13개를 기록하고 있다.

거래소가 올해 하반기 예상하던 상장 속도는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7월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계획 중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작년 79개보단 많고 한 80~90개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코스피도 작년 수준은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상장 속도가 빨라졌지만 추가된 회사는 별로 많지 않다.

월별 상장통계에서 코스닥 상장기업은 올해 1~6월 한 달에 최소 2곳에서 최대 8곳까지 통과해 총 23개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하반기 들어 올해 7~9월에는 한 달 최소 5곳에서 최대 9곳까지 통과해 3분기중 20개의 기업이 한꺼번에 코스닥에 합류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78개 코스닥 상장 개수와 비슷해지려면 4분기중에는 한 달에 평균 10곳 이상이 상장돼야 한다.

유가증권시장의 상장 가뭄은 더 심하다.

올해 1~3월에 4곳이 상장됐고, 4~5월은 아예 상장 기업이 제로였다. 6월에 1곳이 통과하면서 상반기 상장기업이 5곳에 그쳤다.

하반기에는 7~9월에 8곳이 상장됐지만 남은 석 달 동안 속도를 내더라도 20곳을 넘기가 만만치 않다.







특히 4분기로 접어든 시점에도 대어급 IPO 기록은 제로 상태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올해 3천억원 이상은 물론 1조원을 초과하는 IPO도 아직 없다.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회계감리로 지연됐고, 카카오게임즈와 바디프렌즈의 상장 절차도 순탄치 못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을 초과하는 대어급 IPO가 없는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에서는 1천억원 초과 IPO가 1건에 그쳤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초 IPO 보고서에서 "대어급 기업들이 회계감리로 인해 상장 시점이 요원해졌고, 만약 상장이 계속 지연된다면 2018년은 5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 이상 공모금액을 기록한 기업이 전무한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상장한 기업의 상장 이후 수익률이 부진해 투자자들도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언급했다.

거래소의 상장 문턱이 낮아졌으나 상장 실적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거래소에서 향후 5년간 상장할 기업을 리스트로 뽑아놓고 차근차근 상장 절차를 진행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대어급 공모가 많지 않아 상장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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