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중국 인민은행이 홍콩에서 중앙은행 채권을 새로 발행하는 데 합의한 가운데 역외 위안화 시장에 대한 당국의 별도 통화정책이 시작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민은행이 홍콩에서 단기 증권을 매각하기로 한 결정은 역외 (위안화) 시장에 대한 별도의 통화정책 시작을 의미할 수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강(易綱) 인민은행장과 천더린(陳德霖) 홍콩금융관리국장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중앙은행증권(Central Bank Bill) 발행·유통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중앙은행증권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단기 채권의 일종으로, 만기는 탄력적이다. 중앙은행증권은 홍콩 금융당국의 채권 입찰 시스템을 통해 매각된다.

SCMP는 인민은행이 중앙은행증권 발행을 통해 홍콩 시장에서의 위안화 유동성을 제어하고, 역외 위안화 가치를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란시스 청 웨스트팍 아시아의 거시전략 헤드는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한 두 가지 통화정책을 보유할 수 있다"면서 "하나는 역내 시장을 위한 것, 또 다른 하나는 역외 시작을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인민은행이 역외에 적용되는 별도의 통화정책을 운영할 경우 이는 상당한 여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칙적으로 홍콩의 통화정책은 중국 인민은행이 아닌 홍콩 정부의 통제범위에 있다.

SCMP는 중국과 홍콩의 양해각서 체결은 미중 무역전쟁 국면에서 자본시장을 개방하려는 중국 당국의 리스크 관리 조치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크리스티 탄 NAB 시장전략리서치 헤드는 "현재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면서 "(중앙은행증권은) 유동성 시스템과 역외 위안화에 대한 '쇼크'에 대응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은행증권 발행에는 위안화 국제화를 가속하려는 인민은행의 의도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증권 발행으로 위안화에 관련된 투자 옵션이 많아지며 이는 딤섬본드가 주춤한 시점에서 위안화 국제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증권 발행에 따른 환전 수요 등에 따라 중국의 자본통제 강도가 소폭 완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향후 인민은행의 중앙은행증권 발행 빈도와 강도를 통해 인민은행의 자본유출 강도 완화에 대한 신호를 읽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탄 NAB 헤드는 "중앙은행증권 매수자들은 일단 홍콩에서 위안화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위안화 정산이 은행 계좌로 이뤄지거나, 본토에 계좌가 있는 경우 (투자자들이) 본토로 위안화 송금을 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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