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 채권쟁이가 '강한 달러' 촉발했나
<배수연의 전망대> 채권쟁이가 '강한 달러' 촉발했나
  • 승인 2018.10.0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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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터키와 브라질 등 신흥국들이 강한 달러 현상에 따른 달러화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등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꼭 10년이 지나면서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미국은 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정도로 경제가 좋아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위기를 촉발한 장본인이었던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신흥국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뒷맛이 쓰다.

강한 달러 현상은 신흥국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달러화 베이스의 채권발행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강한 달러 현상을 더 부추기고 있어서다. 국제결제은행(BIS: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의 신용공여는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달러화 채권 발행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수요자들이 은행권으로부터 자금을 빌리기보다 채권 발행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직접 조달하려는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21세기 들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까지 은행권의 신용공여는 전 세계 GDP의 20%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위기 이후 은행권의 신용공여는 정체됐고 2010년부터 채권발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신용시장의 57%는 채권이 차지했다. 10년 전 같은 기간 채권의 비중은 48%에 불과했다.

선진국들은 GDP의 24%에 이를 정도로 채권시장 비중을 늘렸다. 같은 기간 선진국의 은행권 신용공여는 GDP의 18%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신흥국들은 채권 발행과 은행권 신용공여가 쌍끌이로 늘어났다.

은행들은 선진국에 대한 신용공여를 지속해서 줄여왔다. 특히 유럽계 은행들이 유로존 국가들의 국가부채 위기 이후 이들 국가에 대한 익스포져를 가파르게 줄였다. 여기에다 위기 이후 바젤III 협약에 따른 자본과 유동성 보강 조치 등으로 은행들은 자신들의 재정을 쪼그라뜨리는 선진국에 대한 신용공여를 꺼리기 시작했다. 은행권은 채권시장에서의 지분도 줄여왔다. 글로벌 유동성 공급자로서 역할도 포기하고 있다는 의미다.

BIS에 따르면 지난 70년간 지속했던 달러화에 대한 선호도가 현재에도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아시아 지역과 남미는 달러화에 빠져있다고 할 정도로 달러화를 선호했다. 채권시장에서 유로화나 엔화 표시는 관심 밖이었다.

신흥국들이 달러화 표시 채권을 갚기 시작하면서 강한 달러 현상을 더 부추기고 있다.채권시장 수급 요인만 보면 당분간 강한 달러화 현상은 불가피할 것 같다.







우리도 지난달에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달러화 표시로 10억달러 규모를 발행했다. 발행 가산금리(스프레드)는 10년물은 10T + 60bp, 30년물은 30T + 85bp로 산정됐다. 10년물의 쿠폰 금리와 일드(Yield)는 각각 3.5%, 3.572%였다. 30년물은 쿠폰 금리 3.875%, 일드 3.957%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한국의 채권 가격을 비교적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한국물의 미래도 이제 장담할 수 없을 지경이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워낙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연준은 올해에만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리고 내년에도 최소 세 차례에 걸쳐 추가인상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물의 미래가 궁금한 투자자들은 오는 4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제5회 Korea Treasury Bonds 국제 콘퍼런스'도 챙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금융 전문매체인 연합인포맥스(사장 최병국)와 기획재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날 행사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가개회사를 하고 전 금융통화위원인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한미 금리역전과 글로벌 경기 전망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뒤이어 아달쉬 신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아시아 이자율 및 환율 전략 헤드가 '미국 금리 전망과 글로벌 파급효과', 비닛 말릭 HSBC 이자율 트레이딩 헤드가 '금리 차에 미치는 기술적 요인'을 주제로 각각 발표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발표 후 진행되는 토론에는 이동찬 블랙록 아시아·태평양 부대표가 참여할 예정이다.

두 번째 세션은 국내 채권시장 발전방안을 다룬다. 박성동 기재부 국고국장이 먼저 국고채 시장 동향 및 정책 방향을 설명한다. 이창훈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CIO)이 채권운용에 대해서 발표하고 최석원 SK증권리서치센터장이 국채시장 발전을 위한 제언에 나설 예정이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연사로 나선다.

두 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되는 이날 행사의 첫 번째 세션의 좌장은 김경수 한국경제학회장, 두 번째 세션은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이 맡아 진행한다. (취재부본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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