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새 무역협정을 타결하면서 중국과의 무역분쟁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자문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을 통해 북미지역에서 무역전쟁 가능성이 제거됐으며 이 지역이 투자하기에 더 매력적인 장소가 됐다고 평가했다.

미 행정부는 대미 관세로 중국에서 제품 생산 비용이 높아질 것이며 해외 기업들은 중국에서 투자를 철수하기 시작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를 통해 중국이 차세대 기술을 생산할 능력이 약해지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낼 수 있도록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미국은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전세계로 퍼진 공급망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 스티브 배넌은 처음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중국에서 투자를 철회시키고 글로벌 공급망을 재구축하는 것이었다면서 다만 미 행정부 무역담당 대표가 유럽이나 캐나다 등 다른 동맹국 등과 철강 및 다른 무역 이슈로 충돌해 분쟁을 일으키면서 이같은 노력이 궤도를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프타는 글로벌 공급망의 자물쇠를 열 수 있는 열쇠"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거대 IT기업들은 미국의 관세를 피하고자 생산지를 중국에서 이전하는 것을 은밀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IT기업을 대표하는 정보기술산업협회(ITIC)의 조쉬 캘머 선임 부사장은 새로운 나프타 협정인 USMCA가 기술기업에 매력적이라면서 북미지역에서 디지털 거래를 자유화하는 조항과 서비스 무역을 촉진하는 조항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일부 부품 생산을 멕시코로 옮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나프타 재협상에 더해 유럽연합(EU), 일본과 합의를 시작했다. 협상이 시작된만큼 미국은 지적재산권 보호 등의 문제에서 중국에 맞서 이들 국가와 공동전선을 취할 가능성도 커졌다.

새로운 나프타 협정 내용에는 어떤 국가도 '비시장 경제', 즉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타결하면 다른 협상 당사국이 협정에서 발을 뺄 수 있다는 조항도 담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중국은 동맹국을 해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또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월말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어떤 공식적인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아직 대화의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면서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위협만 추가로 제기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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