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

코픽스가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금융채 등 수신금리 변동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코픽스가 도입된 201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코픽스 점검에 나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 데 따라 코픽스가 도입됐다"며 "마찬가지로 코픽스가 예·적금과 금융채 등 각종 자금조달 수단의 움직임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코픽스는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SC제일은행,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시중은행이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CD,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 등을 통한 자금조달 금리를 가중평균한 지수다.

정기예금 비중이 가장 높고, 다음이 금융채와 정기적금이다.

금융당국이 특히 눈여겨볼 것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잔액 기준 코픽스와 달리 자금조달비용이 신속하게 반영돼야 하기 때문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8개 은행의 월말 자금조달잔액에 적용된 금리를 가중평균해 계산하며,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월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에 적용된 금리를 가중평균해 계산한다.

실제로 8월 잔액 기준 코픽스는 1.89%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p) 오른 반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80%로 전월보다 0.01%p 하락했다.

최근 내리막을 탄 시장금리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코픽스 점검에 나서면서 코픽스의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잔액 기준 코픽스의 경우 지난해 9월 전월 대비 0.02%p 상승한 1.61%를 기록한 이후 올해 8월까지 12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2015년 3월 이후 1%대에서 움직이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나 연초보다 하락한 국고채 금리와는 별개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코픽스는 산정시 기준금리나 국고채 금리가 반영되지 않고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만을 반영한다.

따라서 시장금리와 코픽스가 디커플링(탈동조화)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변동형 대출금리를 선택한 차주들은 은행들이 자금을 시장금리보다 높게 조달하고 그에 따라 대출금리가 올라간다는 사실에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조달 비용을 일부러 높였을 확률은 전혀 없다"면서도 "금융당국이 점검에 나설 경우 아무래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데다, 대출 규제가 크게 강화돼 대출용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예전보다 작아져 은행들이 자금을 경쟁적으로 조달하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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