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매도에 코스닥 800선 무너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최정우 기자 =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장중 하락폭이 커지면서 주요 레벨이 무너졌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도 물량이 확대되면서 코스닥 지수는 하락폭이 2%를 웃돌았고, 장중 8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도 장중 2천310선을 위협받았다.

2일 오후 3시2분 현재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20.21(2.48%) 내린 796.32에 거래됐다.

코스닥 지수가 8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8월 29일 이후 한 달 여만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역시 1%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피는 전일대비 27.56(1.18%) 내린 2,311.35에 거래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하락폭이 동시에 확대된 것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도세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934억원 어치, 코스닥에서 963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코스피에서 818억원, 코스닥에서 860억원 어치 주식을 팔았다.

반면, 개인은 저점인식에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691억원, 코스닥에서 1천854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하락폭은 한때 2%대를 웃돌며 눈에 띄게 커졌다.

코스닥에서 비중이 높은 바이오·제약주는 일제히 하락폭을 키웠다.

신라젠이 전일대비 7.49%, 에이치엘비가 4.32%, 메디톡스가 3.80%, 셀트리온헬스케어가 2.22%, 바이로메드가 1.53% 하락했다.

주요 코스닥 업종지수를 보더라도 코스닥150선물 인버스 관련 지수만 오름세다.

디지털컨텐츠, 금속 관련 업종지수도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미중 군함 충돌 이슈에 투자심리 위축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세를 보인 것은 홍콩증시 하락의 영향도 적지 않다.

남중국해에서 미중 군함이 충돌직전의 상황을 보이면서 미중 갈등이 격화했기 때문이다.

미국 CNN방송은 미 해군 구축함인 디케이터함이 지난달 30일 중국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의 게이븐 암초(중국명 난쉰자오<南薰礁>) 인근 해역을 항해하던 중 중국 군함이 41미터까지 접근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미중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상대적인 강세를 보인 바이오주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몰리고 있다"며 "이날 홍콩 증시가 많이 빠지면서 아시아 시장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남중국해를 항해하던 미해군함 디케이터함과 중국 전투함의 대치 이슈로 중국 국경절 이후 위안화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는 점도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이탈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신흥국 증시는 이미 가격적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은 터라 추가적인 하방 위협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4분기 들어 그간 저평가된 업종과 종목이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고 말했다.

◇반등 모색하던 시점에 급락…변곡점 가능성은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10월 들어 반등 국면을 모색하던 상황이었던 만큼 이날 급락세가 더욱 주목된다.

대신증권은 10월 월간 전망에서 대외 불확실성 완화로 인한 단기투자심리 개선, 북미 정상회담, 종전선언 기대에 따른 환율 안정, 3분기 실적시즌 진입 등을 반등 연장의 재료로 언급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가 경제지표나 기업이익에 반영되기 시작한 점은 기술적 반등의 한계요인으로 봤다.

3분기 기업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더라도 3분기보다 양호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2분기와 비교할 때 수출이 회복세를 나타냈고,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른 환율효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마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10월 증시 반등 국면이 나타나더라도 반등폭이 제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은 "금일 하락에 대해서는 뚜렷한 이유를 찾기가 어려울 만큼 특별한 악재가 없었다"며 "외국인과 기관 매도 물량에 비해 코스피와 코스닥 양시장 모두 하락폭이 크게 나오는 것은 매수 공백에 따른 수급적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10월 방향에 대해선 상승국면을 예상하고 있지만 10월 들어 줄어든 거래대금의 회복이 상승 요건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반등이 나올 수는 있지만 850선 위로 가는 흐름은 어려을 것으로 본다"며 "금리가 낮을 때는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을 높게 평가하지만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 고밸류에 대한 부담이 생기는 만큼 고밸류 부담이 코스닥에 반영되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가능하겠지만 추세적 상승 흐름을 예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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