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서울채권시장은 간밤 미 금리가 급등한 영향으로 금리 상승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전 거래일이었던 지난 2일 장 마감 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도 서울채권시장에는 부담스러운 재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아침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금융 불균형이 누적되고 있다"며 "금융 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2014년부터 진행되었던 기준금리 인하로 전방위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집값 상승이 저금리 때문이라는 비판을 고스란히 떠안은 셈이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추가 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총재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저물가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금융 불균형을 두 차례나 언급한 것 또한 금리 인상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채권시장이 궁금해하는 것은 금리 인상 시기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유례없이 금리 인상을 주문하는 상황이다. 한은이 10월에 금리를 올린다면 정부 압박에 못 이겨 금리를 올렸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한은의 금리 인상 시기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채권시장은 이런 이유로 11월 금리 인상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이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는 9월 하순까지 급격하게 올랐다가 이탈리아 우려를 빌미로 강세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전일 미국 국채금리가 10bp 넘게 오르면서 서울채권시장도 재차 약세 압력에 노출될 전망이다.

전일 미 10년물 금리는 12.2bp 급등한 3.1873%, 2년물은 5.3bp 높은 2.8679%에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 정부가 중기 재정적자 목표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보도가 금리 상승으로 연결됐다.

최근 서울채권시장의 장중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탈리아 우려를 빌미로 관성적 저가매수에 나섰던 시장참가자들은 이날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외국인은 최근 국채선물을 매도하면서 금리 상승을 주도하는 중이다. 이들 움직임에 따라 장중 변동성의 폭 또한 결정될 수밖에 없다.

한은은 이날 통화안정증권 2년물 2조7천억 원 입찰에 나선다. 해당 구간은 금리 인상기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입찰 강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날 김동연 부총리는 연합인포맥스와 기획재정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KTB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한다.

문우식 전 금융통화위원은 한미 금리 역전과 글로벌 경기전망에 대해 발표한다.

주 후반 발표될 한국과 미국의 경제지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익일 통계청은 9월 소비자물가를 내놓는다. 이 총재가 금융불균형을 강조하고 있지만, 금통위원 중 일부는 인플레이션에 가중치를 두고 있다.

이번 주말 미국은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를 발표한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완화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그런데도 금융시장을 이를 오히려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했다.

미국 고용이 호조를 보이고, 물가가 2%를 상회한다면 미 금리는 상승 압력이 우세할 가능성이 더 크다.

게다가 국제유가는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8달러(1.6%) 급등한 76.4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14년 이후 4년래 최고치다.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5.50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9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9.20원) 대비 6.95원 올랐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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