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올해 들어 보험사들의 개인 실손의료보험 위험손해율(손해율)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이 낮아지면서 그동안 실손보험 적자가 심각해 보험료 추가 인하 여력이 없다고 주장해 온 보험사들의 명분은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4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개인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등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 실손보험 손해율은 122.9%로 지난해 동기(124.6%)보다 1.7%포인트 감소했다.

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것을 뜻한다. 올 상반기 발생손해액은 4조2천676억 원, 위험보험료는 3조4천7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상반기보다 각각 14.6%와 16.2% 증가한 수치다.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로 나눠 보면 손해율 증감 현황은 엇갈렸다.

손보사의 손해율은 124.0%로 전년 동기(127.3%)보다 3.3%포인트 감소했다. 계약 갱신으로 보험료 수익이 5천220억 원(17.7%) 증가한 영향이 컸다.

반면 생보사의 손해율은 116.6%로 전년 동기(110.2%)보다 6.4%포인트 증가했다. 보유계약 증가는 0.3%포인트에 그치는 등 미미했으나 발생손해액이 19.1% 증가하면서다.

보험상품 종류별로 보면 자기부담금이 없는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133.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4월 판매를 시작한 신(新) 실손보험은 아직 출시 초기인 만큼 보험금 청구가 적어 상대적으로 낮은 손해율을 보였지만, 손해율은 지난해 상반기 29.4%에서 올 상반기 77.0%로 증가 추세에 있다.

상반기 손보사의 실손 손해율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험료 추가 인하 여력이 없다는 손보사들의 명분은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내년도 실손 보험료를 최소 6% 이상 인하하라며 압박하고 있지만, 손보업계 측은 실손보험이 막대한 손해를 보는 상품이며 손해율이 앞으로 계속 올라갈 것이므로 보험료를 추가로 인하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정부는 최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추진에 따라 급여 항목이 늘어나면서 실손보험의 보험금 지급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손해율이 하락할 것이라며 보험료를 낮추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손해율이 다소 내려갔어도 여전히 100%를 넘어 보험료 인하가 실제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손해율이 100%를 넘어선다는 것은 받은 보험료보다 내준 보험금이 더 많다는 뜻이다.

한편, 실손보험 보유계약은 지난 6월 말 기준 3천396만 건으로 지난해 말(3천359만 건)보다 37만 건(1.1%) 증가했다.

보유계약 증가분의 대부분은 손보사(35만 건)였으며, 이는 신 실손 판매 증가와 유병력자 신규 출시에 기인했다. 생보사는 유병력자 미판매와 일부 생보사의 실손 판매중단으로 2만 건 증가에 그쳤다.

올 상반기 보험료 수익은 4조2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6천억 원)보다 6천187억 원(17.3%)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추진에 따라 실손보험 손해율 변동 추이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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