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제8차 일자리위원회 회의를 이례적으로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준공한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전용 생산라인인 M15 공장에서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데 성공하지 못했고, 더 나아가 우리 경제가 겪는 구조적 어려움에 대해 아직 해법을 찾지 못했다며 정부를 강한 어조로 질책했다.

고용 동향이라는 숫자를 넘어 정부가 경제의 구조적 어려움이라는 거대한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반면 일자리위원회 회의 개최 전 M15 공장을 방문해서는 SK하이닉스 임직원들에게 청주공장 준공으로 지역 경제와의 고용을 비롯한 상생 효과를 가져왔다며 치하를 아끼지 않으면서 일자리 창출에서의 민간 부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4일 충청북도 청주시 SK하이닉스 M15 공장에서 열린 '제8차 일자리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아직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고 특히 민간 부분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제품이 주력이 돼 전체 수출은 계속 늘고 있지만 고용 효과가 큰 전통 주력 제조업 분야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산업구조의 변화와 자동화, 무인화, 고용 없는 성장,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자영업의 어려운 경영 여건 등 우리 경제가 겪는 구조적 어려움에 대해 아직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비판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취임 전부터 '일자리 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섰음에도 고용상황 악화가 중요 현안으로 떠오르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고용상황 악화와 관련해 직접 정부의 정책적 책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좋은 일자리 늘리기를 국정의 중심에 놓고 재정과 정책을 운용했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어려운 고용상황에 정부가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을 주고 결과에 직(職)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달라"며 배수의 진을 친다는 각오로 일자리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반면 청주공장 준공으로 대규모 고용 효과를 불러온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치하를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축구장 5배 규모의 웅장한 클린룸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향한 하이닉스의 꿈을 보았다. 회사에도, 지역에도, 나라에도 아주 기쁜 일이다"며 축하했다.

이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에 탄생한 SK하이닉스는 어려움을 기회로 반전시킨 불굴의 기업이다"며 치켜세웠다.

또 "청주공장은 올해 말까지 1천 명, 2020년까지 2천100 명의 직원을 직접 고용할 것이다"며 "협력업체의 신규고용 인원도 3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지역 청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주공장은 오늘, 지역의 희망이 됐다"고까지 했다.

정부를 '기업의 활동을 촉진하고 애로를 해결해 주는 도우미'로 칭하는 한편, SK하이닉스와 같은 대기업을 일자리 창출의 선두주자로 내세우며 치하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SK하이닉스 M15 공장을 안내한 최태원 SK 회장에게 "(규제 개선과 관련)필요하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적극적인 규제개혁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반도체 재료로 쓰이는 최첨단 3D 낸드를 진행하는 웨이퍼에는 '기업과 지역의 상생, 문재인'이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이어진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정부와 일자리위원회가 미래차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 가전, 에너지 신산업, 바이오 헬스 등 5개 분야에서 민간이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중점 추진하고자 하는 140여 개 신산업 프로젝트를 정리했다고 밝혔다.

또 "이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되면 총 125조 원의 투자를 통해 9만2천여 개의 좋은 민간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시 한 번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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