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금리 상승기 속에서도 '빅3' 생명보험사의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이 낮아졌다.

은행의 예금금리에 해당하는 공시이율은 보험사 금리연동형 상품의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높을수록 만기 환급금이 늘어난다.

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10월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전월보다 4bp 하락한 2.74%로 제시했다.

연금성보험 공시이율은 2.65%로 2bp 낮아지는 등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7bp와 4bp 내린 2.74%로 정했다.

빅3 생보사와 흥국생명, DGB생명, 오렌지라이프 등은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하향 조정했으며 이외의 대부분 보험사는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제시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경우 올해 초 3.00%로 공시이율을 올린 이후 생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세 번째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금리 상승 압박이 큰 상황이지만 보험업계는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2.00~2.25%로 25bp 인상되면서 한미 간의 금리 차이는 최대 75bp로 확대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공시이율은 국고채와 회사채 등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금리 인상 영향을 후행적으로 받아 보통 3개월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며 "한국은행이 11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한 이후 생보사들의 공시이율 상향 조정은 올해 들어 나타났다.

또한,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에 대한 숨 고르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적용되면 저축성보험은 매출로 인정되지 않아 보험사의 재무적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IFRS17에 대응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비중은 낮추고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과거처럼 공시이율을 높여 저축성보험 출혈경쟁을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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