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정부와 언론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TFAㆍ나프타)을 대체하는 새 무역협정인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협정(USMCA)' 타결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 협정이 국제무역시스템 안에서 중국의 향후 입지를 잠재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미ㆍ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중국을 더 압박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USMCA가 타결된 이후 중국 외교부나 상무부는 이 협정에 대해 언급도 내놓지 않았다. 중국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국경절을 맞아 연휴에 들어갔다.

새 협정 내용에는 미국이 캐나다나 멕시코가 '비시장 경제'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사실상 막을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모두 중국을 비시장 경제로 분류하고 있어 이 조항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진행 중인 EU, 일본과의 무역협상에 더해 USMCA는 중국에 대응한 "주요 동맹국 사이의 공동전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나 이 협정이 의지의 무역연합이 될 것이라고 느꼈다. 중국이 태도를 개선하고 새로운 교역세계의 시민처럼 행동하기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면서 "USMCA를 통해 우리는 엄청나게 강해졌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커들로 위원장은 "우리는 중국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며 이들이 듣고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물론 관영언론들도 USMCA에 대한 보도를 거의 자제하고 있다.

신화통신의 워싱턴 지부는 USMCA 타결 후 보도에서 협정이 미 의회에서 거부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보도만 전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관영언론 역시 중국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분석을 모두 꺼리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을 두고 강경한 목소리를 내왔던 글로벌타임스 역시 침묵하고 있으며, 대부분 인터넷 포털 역시 이 협정이 중국에 어떤 의미인지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뉴스포털 소후닷컴이 유일하게 지난 3일 USMCA가 "무역협상에서 중국에 상당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이번주 중국이 국경절 연휴 기간인 데다 중국 정부가 미국 정부와의 대립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왕 헝 공동 디렉터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악화하는 것을 피하고자 언급을 자제하길 바라고 있다면서 양측의 공식 무역협상이 취소됐지만 앞으로 재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중국은 이를 바꿀 수 없다"면서 중국은 USMCA가 미칠 영향에 대해 "관망세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NG의 로버트 카넬 아태 리서치 헤드는 미국이 EU처럼 협정 당사국이 그룹 밖에서 자신만의 자유무역협정에 나서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멕시코나 캐나다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침묵이 '합당하다'고 평가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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