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같은 날 치러지는 금융감독원 2차 필기시험과 한국은행 필기시험 중 고민하는 금융공기업 준비생들이 많다.

금감원과 한은의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어느 곳의 결시율이 더 높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0일에 금감원과 한은을 비롯해 교직원공제회, 기술보증기금, 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한국거래소,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증권금융,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SGI서울보증 등의 금융공기업이 동시에 필기시험을 친다.

이들 금융기관은 임금과 복지 수준이 우수하고 고용의 안정성이 높아 취업준비생들은 이날 필기시험 일을 'A매치 데이'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서도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금감원과 한은을 놓고 저울질 중인 수험생들이 많다.

금융감독기관과 중앙은행이라는 각각의 위상이나 임금 및 복지 수준 등 여러모로 유사한 부분이 많아서다.

현재 기관 홈페이지에 각각 게시된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금감원이 9천697만 원, 한은이 9천969만 원이다.

평균근속연수는 금감원 17.5년·한은 18.9년으로, 한은이 좀 더 길었다.

대졸·사무직·군미필·무경력 기준으로 환산한 신입사원 초임(수당·상여금 포함)의 경우 금감원이 4천246만 원, 한은이 4천559만 원으로 집계됐다.

취준생들은 대체로 공인회계사(CPA) 자격증이 있다면 금감원을, 경제에 자신이 있다면 한은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한 금공 준비생은 "일반적으로 경영학도는 금감원, 경제학도는 한국은행에 입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금감원과 한은은 최근 경제 전망이나 통계해석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던 터라 오는 20일 어느 기관의 시험장에 수험생들이 몰릴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지금까지는 한국은행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2016년 구직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준다며 일부러 한은과 다른 날짜에 필기시험을 진행했다가 동시 합격자 12명 중 11명이 한은을 선택해 자존심을 구겼다.

이는 한은이 중앙은행으로서의 독립성을 지니고 있는 데 반해, 금감원은 상위기관인 금융위원회나 정치권의 눈치를 봐야 할 때가 많아서다.

금감원은 현재 블라인드 채용을 하며 공정한 채용을 강조하고 있지만, 지난해 불거졌던 '채용비리' 논란은 여전히 수험생들을 꺼림칙하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올해 신입 직원 채용 경쟁률은 금감원 36 대 1, 한은 38 대 1이다.

금감원은 오는 20일 2차 필기시험을 진행한 뒤 1차 면접(11월 13일)과 2차 면접(11월 28일∼30일) 등을 거쳐 12월께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고, 내년 1월 중 63명의 신입 직원을 임용할 계획이다.

한은은 20일 필기시험 이후 11월 중·하순 경에 1차 실무 면접과 2차 집행간부 면접을 해 잠정합격자를 발표하고, 12월 중순께 60명의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yg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