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소매유통업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대형마트와 편의점, 슈퍼마켓의 경우 더욱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나마 홈쇼핑과 온라인쇼핑, 백화점 등은 연말 특수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모처럼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천개사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경기전망치는 지난 분기보다 1포인트 낮은 '96'으로 집계됐다.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과 홈쇼핑이 호조세를 이어갔다. 백화점도 경기개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들의 경기전망치는 각각 120과 107, 105로 조사됐다.

특히, 백화점의 경기전망치 105는 지난 분기보다도 23포인트 오른 것으로, 2015년 2분기의 104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인 100선을 넘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고가인 겨울패션 판매와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매출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대한상의는 평가했다.

홈쇼핑 경기전망치도 지난 분기보다 20포인트 상승했다. T커머스, 모바일 등 신규채널 매출이 늘어나고 여행, 렌탈 등 무형상품의 성장세가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대형마트(89), 편의점(88), 슈퍼마켓(81)은 부정적 전망이 더 많았다.

대형마트의 경기전망치는 지난 분기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슈퍼마켓과 온라인쇼핑 등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계기로 유통업체들이 영업시간을 단축한 것도 지수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편의점 경기전망치도 지난 분기보다 20포인트나 떨어졌다.

올 4분기 수익전망에 대해 '악화될 것'(72.0%)이라는 응답이 '호전될 것'(11.6%)이라는 응답보다 더 많았다.

업체별로는 편의점, 슈퍼마켓, 대형마트 업태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88.6%, 72.7% 55.5%로 나타났다. 반면, 홈쇼핑, 온라인쇼핑, 백화점 업태는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80.0%, 51.6%, 40.3% 등으로 조사됐다.

현시점에서 필요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유통업체들은 '규제 완화'(45.0%), '최저임금 속도 조절'(17.8%), '제조업 수준의 지원'(15.1%), '전문인력 양성'(4.8%), '신기술 개발 지원'(3.3%) 등을 차례로 꼽았다.

김인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조사팀장은 "이번 조사에서 많은 유통업체가 최저임금 인상이나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규제도입의 부작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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