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달러 강세와 무역분쟁 등으로 신흥국 금융불안이 재발할 우려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8일 '최근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 가능성에 대한 평가'라는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달러 강세에 따른 글로벌 자본 이동과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 우려 등으로 일부 신흥국의 금융·외환시장이 불안한 모습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올해 아르헨티나, 터키가 금융불안을 겪으면서 브라질,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도네시아 등의 통화가치와 주가가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고물가에다 재정·경상수지 적자, 외화부채 과다 등 거시경제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결과로 풀이됐다.

또 두 국가는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 기인한 미흡한 거시경제 운용도 문제였다.

브라질, 남아공 등은 재정과 경상수지 적자 등이 취약했다.

다만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지속에도 취약 신흥국 금융불안은 진정되는 양상이라고 한은은 전했다.

금융불안이 일부 취약국에 집중되는 데다 2013년 당시 테이퍼 텐트럼 때보다 주가 낙폭이 제한되는 등 차별화 양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2013년 6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자산 매입 속도를 늦춘다고 암시하자,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이 몇 주 만에 50bp가량, 연말에 또 50bp 뛰어오른 바 있다.









또 신흥국들은 대외지급능력에 따라 차별화되는 양상도 보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가 양호할수록, 보유외환 대비 단기 외채 비율과 총부채 대비 외화부채 비중이 작을수록 환율 절하폭이 작았다.









한은은 그러나 신흥국 불안이 재발할 우려는 있다고 강조했다.

미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속함에 따라 외화표시 부채 과다국 등 펀더멘털이 취약한 국가는 금융불안을 겪을 여지가 있는 데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는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어서다.

또 유가 상승 등이 가세해 리스크 요인들이 중첩될 가능성도 있다.

한은은 신흥국 금융불안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여타 신흥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하고, 대외부채 상환능력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와 취약 신흥국 간 상호 익스포저 규모가 미미한 데다 신용등급(S&P 기준, AA)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도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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