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인수에 나설 계획을 밝히면서 앞으로 증권업계 판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위해 조만간 금융당국에 최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시작하면 두 달 안에는 심사를 완료해야 한다. 카카오페이가 이달 신청서를 제출해 심사가 시작되면 이르면 올해 안에 증권사 인수를 마무리 지을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진출은 브로커리지 업무에 초점을 둔 키움증권 등 온라인 증권사에 일차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페이의 가장 큰 강점은 카카오를 통해 넓은 고객층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해 금융투자 상품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사용자를 타깃으로 소액 투자를 유도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수수료 없이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증권사 인수 후에는 주식투자 유도는 물론 금융상품 판매와 자산 관리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위어바오 서비스와 비슷한 전략으로 넓은 고객층의 소액 자금을 투자와 연결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는 게 현재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실제로 위어바오는 소비자들이 알리페이에서 사용하고 남은 자금을 운용하면서도 시중 금융회사들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해 사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A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은 이미 브로커리지 사업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진출이 큰 위협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개인 고객을 기반으로 하는 키움증권과 같은 온라인 증권사에는 일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B 관계자도 "과거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거래 중심이던 시절에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카카오를 통한 주식 거래가 생소할 수 있지만, 현재 발전하는 IT 기술 속도와 일반인들의 인식 변화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업계 판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인수하려는 바로투자증권이 자본금 500억원 수준의 소형사인 데다 당장 투자자들을 끌어모을 만한 눈에 띄는 전략이 없어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C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키움 등 다른 증권사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거래 수수료를 키움만큼 내리거나 더 낮게 해야 하고, 금리 상품도 매력적인 수준으로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군다나 브로커리지는 증권업계에서 새로운 이익이 창출되는 분야가 아니다"며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진출은 카카오의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겠지만, 전반적인 증권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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