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치솟자 국내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후퇴에도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일컫는다.

8일 연합인포맥스 원자재 선물종합(화면번호:6900)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 4일 배럴당 84.44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14년 10월 말 이후 약 4년 만의 최고치다.

빠른 속도로 오르는 유가가 국내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팀장은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국제유가와 환율이 오르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며 "국내 경제가 안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유가 상승이 국내 경제에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했으나, 이러한 효과가 최근 작아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석유 화학업체는 유가 상승에 따른 원료비 부담을 제품가에 반영해야 한다. 셰일 가스를 기반으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가가 오르면 수주 확대가 예상되는 조선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과거보다 줄었다.

유가 상승이 경기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물가에는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셈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매파 기조도 최근 강화된 분위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일 미국 경제가 역사적으로 드문 경제호황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튿날에는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고 발언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입장에서 보면 미국과 기준금리 차 확대에 따른 금융불안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이 이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올리면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지게 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에 맞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며 "신흥국의 비자발적 기준금리 인상, 타이트한 달러 유동성 등도 신흥국의 성장 동력을 약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바이유 현물가격 추이>

hwr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