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올 3분기 국내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이 심하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수수료 추가 인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데다, 저신용자의 대출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의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

8일 금융당국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신한카드를 시작으로 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 등이 3분기 실적을 잇달아 발표한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3분기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10~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한카드는 올 2분기 당기순익이 1천425억3천8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57%, 상반기로 보면 2천819억 원에 그치면서 55.3% 감소한 바 있다.

삼성·현대 등 다른 주요 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도 전 분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밴(VAN) 수수료 정률제 전환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순익 규모가 상반기보다 더 줄어들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순익 목표치를 달성하기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카드사 순익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가맹점수수료 인하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은 3년마다 적격 비용산정 후 가맹점 수수료율을 결정하게 규정돼 있지만, 신용카드 수수료는 지난 10년 동안 총 9차례에 걸쳐 지속해서 인하됐다.

특히 작년 8월부터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적용 기준이 확대되고 지난 7월 정부가 밴수수료를 정률제로 바꾸면서 3분기부터 수수료 수입 감소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소액결제업종 수수료율을 낮추는 대신 대형가맹점 수수료율을 올렸지만, 인상분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연말 가맹점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작업으로 0%까지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나오면서 수수료수입은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조달비용 상승도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은 미 금리 인상에 따른 내외 금리 차 확대와 금융안정을 이유로 4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금리 인상은 곧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대출 연체율 상승이 심상치 않은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8개 카드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81%로 전분기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1개월 이상 연체채권비율도 작년 말 8.32%에서 올 1분기 8.87%, 2분기 8.92%까지 올랐다.

카드업계의 연체율 상승은 카드론 등 대출상품 이용 고객의 신용등급이 은행보다 낮기 때문이다. 정부 대출규제로 은행에서 돈 빌리기 어려워진 서민들이 2금융권으로 몰려들고 정부정책의 하나로 중금리 대출을 늘리면서 부실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악화로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돈을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늘어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어난 것 또한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박에다 중금리 대출 등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 판매를 늘릴 수밖에 없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 앞으로 연체율도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리스크관리가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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