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청구기업이 많아져 심사도 많습니다. 그래도 지난해보다 한 팀이 늘어 심사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을 걸로 봅니다"

기업 답사를 마치고 거래소로 돌아오던 한국거래소 상장심사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4분기 중 상장심사가 몰려있는 한국거래소의 시계가 바삐 돌아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심사청구서 접수 상태인 기업은 현재 42곳이다.

심사 건수가 많은 코스닥상장 심사 부서는 더욱 바쁘다.

거래소는 올해 코스닥시장 상장심사 청구기업수가 120사(스팩 제외시 112사)로 예정돼 있다고 집계한 바 있다.

상장 절차를 제대로 밟는다면 올해 코스닥시장 신규 상장 기업수는 스팩을 포함할 경우 105개에 달할 것으로 거래소는 보고 있다.

8일 기준 올해 들어 상장승인 또는 심사승인이 난 기업은 약 51건(스팩 포함)으로 절반 수준에 그친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으로 거래소가 코스닥 상장심사를 맡을 팀을 늘리면서 인원은 약 20명 남짓이 됐다.

대략 한 팀당 연간 30건 이상의 기업 상장심사를 처리한다.

이처럼 심사 여력이 확대됐지만 시간은 촉박하다.

올해 상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감리 이슈가 터지면서 바이오기업의 상장심사가 지연된 탓에 하반기에 심사가 몰렸다.

보통 상장 심사기간은 45영업일 이내, 공모 절차에 약 5주가 걸린다.

한정된 시간에 비해 심사 건수가 많아지면서 한 직원당 2~3건을 한꺼번에 심사해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여러 종목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크다.

해외 기업의 경우 직접 현지 답사도 다녀와야 한다.

올해 6월15일에 심사청구를 해 9월13일에 심사승인을 받은 중국계기업 윙입푸드 상장 심사 과정은 더 꼼꼼하게 돌아갔다.

중국계 기업은 상장 이후 상장폐지나 관리종목이 되는 사례가 많았기에 세무나 매출, 상장 이후 투자자보호 관련 가시적 조치 등을 요구하는 등 관심을 기울였다.

거래소 관계자들이 기업 소재지인 중국 광동성 중산시를 방문해 확인하고, 세무당국 관계자와 만나 매출이나 지배구조 등도 살폈다.

올해 안에 심사를 받는 신규 상장기업의 옥석 가리기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관사들도 레퓨테이션에 영향을 주거나 내부 리스크심의위원회에 걸릴 수 있어 듀 딜리전스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주간사에서 1차로 거른 기업을 거래소에서 다시 보는 식이어서 아무리 시간이 촉박해도 날림으로 심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정선영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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