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조용병 회장의 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신한금융지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조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가능성이 크지만, 만에 하나 현직 금융지주 회장의 공백 사태가 발생하면 금융권 전체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동부지법은 10일 오전 10시 30분 조 회장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구속 여부가 결정된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들에 대한 심사가 15시간가량 강도 높게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조 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자정 가까이나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3일 조 회장을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이후 6일에 피의자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지난 8일이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전해지자 신한금융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긴급회의를 열었다.

주요 임원들과 부서장 등은 휴일이던 전일에도 조 회장의 구속 여부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책을 이틀째 논의했다.

외국인 투자자 등 국내외 시장 참가자에 대한 기업설명(IR) 방향을 수립하고 사외이사들과 향후 일정 등도 의논했다.

당초 이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의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로 출국하기로 했던 조 회장의 일정은 취소됐다.

우선 차분하게 영장 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게 신한금융 측의 입장이다.

금융권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최고경영자(CEO)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정도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은행장을 겸직했지만, 채용 관련 전결권이 없다는 이유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당시 은행 인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 청구를 피했다.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실형으로까지 이어졌지만, 이 경우 채용비리뿐만 아닌 비자금 조성 등 추가 혐의가 있었던 만큼 앞선 최고경영자 사례들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만약 조 회장이 구속되면 당분간의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다.

최근 인수에 성공한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의 금융당국 승인 신청을 앞두고 있는 데다, 내년도 경영전략을 구체화할 시점에 수장의 공백은 신한금융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한편 검찰은 신한은행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신한생명과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등 그룹사 전반으로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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